61. 타인의 잘못 바르게 참회시키기
61. 타인의 잘못 바르게 참회시키기
  • 법장 스님
  • 승인 2020.04.06 17:43
  • 호수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추지 말고 스스로 성찰해야 수행 밑거름

잘못은 결코 감출 수 없는 것
깊이 뉘우치고 참회한 뒤 
주변 사람들 참회 인정할 때
다시금 함께 살아갈 길 열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매일 같이 다양한 일들이 수 없이 생겨난다. 그 안에는 좋은 일로써 많은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거나 큰 감동을 주는 일도 있는 반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일이 있으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축하나 공경을 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나쁜 일이 있으면 서둘러 그것을 감추거나 없었던 일로 하기 위해 또 다른 나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잘못된 일이라면 오히려 더 서둘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용서를 구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을 그 누구라도 알고는 있으나 막상 자신의 일이 되면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불교에서는 수행자의 좋은 행동도 중요시하지만 오히려 잘못된 일을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을 수행의 토대로 본다. 그렇기에 많은 나라의 불교에서 잘못을 고하여 용서를 구하는 참회(懺悔)와 자자(自恣)가 중요한 불교의식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참회의식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수행의 밑거름으로 삼아 보다 나은 수행자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이다. 이는 불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부탁이나 협박으로 하여 그 사실을 감추려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고도 그것을 말해주면 오히려 자신에게도 피해가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못 본 척 넘어가는 경우도 상당하다.

불교에서는 스스로의 참회를 하지 않는 것도 죄로 보지만 이러한 타인의 잘못을 덮어주거나 자신에게 피해가 올 것을 두려워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도 죄로써 금지하고 있다. ‘범망경’의 제5경계인 ‘불거교참계(不擧敎懺戒)’에서는 타인의 잘못을 알려서 그를 바르게 참회시키지 않는 것을 ‘명백한 죄’로 규정한다. 주변 사람의 잘못을 알면서도 넘어가는 것은 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사람을 보다 깊은 수렁에 빠지게 하는 것이고 자기 자신도 그와 함께 죄를 짓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을 하면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봐 그것을 피하는 것은 불교인으로써 다른 사람을 내버리고 그로 하여금 한없는 죄를 짓게 하는 것이다.

‘유마경’에서는 “중생이 번뇌의 병에 걸리면 그것은 보살의 병이 된다”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 자신들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모든 존재가 인연과 인연으로 이어져 있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는 가르침을 깨달아 도반으로서 서로를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 이런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인이 다른 사람의 죄를 감춰주거나 피하는 것은 독선적인 행동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덮더라도 그것은 언젠가 반드시 알려지게 되어 있고 그때는 모두에게 피해가 오게 된다. 즉 잠깐의 편함을 위해 피해 간 것이 오히려 더 큰 파장이 되어 우리를 집어삼키게 되는 것이다.

사회가 이기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이유 중 하나는 개인의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의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이 속해있는 사회의 질서가 바르게 잡혀 있어야만 하고 그럴 때만이 개인이라는 존재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점차 사회 속의 개인이 아닌 사회와 개인을 분리해 생각하고 있다. 

잘못이란 결코 감추고 덮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바르게 드러내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가슴 깊이 뉘우치고 그 참회를 받는 사람들이 인정해 주어야만 바르게 죄를 지우고 다시금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이익 되기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의 행동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서원을 지금 바로 실천하면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32호 / 2020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