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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장애인시인의 삶에 날개를 달아주다

  • 사람들
  • 입력 2020.04.10 19:26
  • 수정 2020.04.10 22:12
  • 호수 1533
  • 댓글 0

장애인불자시집 펴내는 도반출판사 김광호·이상미 부부

10년째 불교계 출판사 운영…올해 ‘감성시집 시리즈’
매년 장애인 작가 발굴해 정기적으로 시집 출판 계획

도반출판사 김광호·이상미 부부는 올해 첫 장애인불자시집 '감성시집 시리즈'를 출판해 장애시인들에게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다.
도반출판사 김광호·이상미 부부는 올해 첫 장애인불자시집 '감성시집 시리즈'를 출판해 장애시인들에게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다.

“장애인이라고 부르니깐 장애인이지 실상은 누구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입니다.”

도반출판사 김광호·이상미 부부는 10년째 불교계 서적을 펴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올해 2월 첫 장애인불자시집 ‘감성시집 시리즈’를 출판해 장애시인들의 창작 활동을 돕고 있다. 1집 성인제 시인의 ‘행복한 기다림’, 2집 이경남 시인의 ‘미안 인생아’를 시작으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를 마련했다. 김광호 대표는 “장애인불자시인들은 작품 발표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작품성을 평가받기도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그들의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이들 부부가 장애인불자시인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장애인불자모임 보리수아래 대표이자 시인인 최명숙씨와 인연이 닿으면서부터다. 김 대표는 “오랜 시간 경전 위주로 출판을 해왔기 때문에 장애인불자시인들에 시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최 시인이 전해준 원고를 보자마자 대중들과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다고 뜻을 세웠다”고 했다. 곧바로 부부는 보리수아래가 기획한 감성시집의 제작, 편집, 인쇄를 맡겠다고 자처했다. 개인시집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커 출판사들이 꺼려 한다. 하지만 도반출판사는 한지를 이용한 소량 출판이 가능했고 이를 활용해 장애인불자시인들의 작품 출판에 적극 동참했다.

김 대표는 “장애인불자들의 시는 기술적인 면에서 아마추어적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어떤 시보다 순수함이 묻어난다”며 “신심과 용기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2개월 전 ‘감성시집 시리즈’를 기획한 최 시인을 도반출판사 편집주간에 채용했다. 교계 출판사에서 장애인에게 편집주간을 맡긴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김 대표는 “출판사의 색을 결정하는 편집주간 선택은 우리에게도 생존의 문제”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분 지어 선택한 것이 아닌 능력에 따른 신중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 부부에게 최 시인의 장애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최 시인은 우리 출판사에 반드시 필요한 인물입니다. 불교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그분이 가진 문학적 감수성은 우리 출판사와 꼭 맞는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시인을 꼽는다면 망설임 없이 최 시인을 선택할 겁니다. 그만큼 작품성과 기획력에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도반출판사는 최 시인을 비롯한 장애시인들의 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매년 정기적으로 감성시집 시리즈 발간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보리수아래 대표로 장애불자시인들과 유대관계가 깊은 최 시인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장애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독특한 감성을 출판물로 표현해내려고 한다”며 “시집출판이 장애인불자시인들에게 역량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대표 부부의 아이들도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특히 둘째는 장애인 템플스테이, 장애인 대만 성지순례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지난해 부처님오신날에 열린 보리수아래 발표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재능 기부도 했다.

김대표 부부에게 장애인의 의미를 묻자 “깨달음!”이라고 했다.

“불교에서 장애인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싶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무지에서 비롯됩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상생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 우리 출판사가 풀어가야 할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33호 / 2020년 4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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