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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마음에 새기고 발원한 희망 일기

  • 불서
  • 입력 2020.04.13 11:28
  • 호수 1533
  • 댓글 0

‘울지 않는 아이’ / 김호준 / 맑은소리 맑은나라

‘울지 않는 아이’
‘울지 않는 아이’

“무시분별지심(無是非分別之心)이니, 옳고 그름을 따지는 그 마음을 없애라는 가르침을 들었다. 노도 잃고 닻도 부러진 배에 올라 깜깜한 바다를 건너다 등대 불빛을 만난 심정이었다. 마음속에 정한 교사상(相)을 없애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양산 통도사 앞에 위치한 보광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면서 통도불교학생회 지도교사인 김호준 불자가 마음에 새기는 발원이다. 한 번의 실수나 잘못임에도 매사 부적응 학생으로 낙인찍는 요즘의 세태를 돌이켜보면 김 교사의 발원은 그 어떤 학생도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하지 않는 한 모든 학생들은 일상에 긍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라는 교사로서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읽힌다. 

그는 올해로 22년째 교편을 잡고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겪은 생생한 일상들 중 교사로서, 불자로서 꼭 전하고 싶은 훈훈한 일기 내용들을 가려 뽑아 엮은 ‘울지 않는 아이’에는 학교와 교실에서 있었던 학생들과의 인연 이야기를 비롯해 불자 교사로서 새기고 실천해야 할 것들, 특히 동료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소통하는 과정들이 소박하고도 진실한 정진의 순간처럼 그려져 있다.

‘울지 않는 아이’는 이 책의 제목이자, 내용의 한 주제로, ‘경구’라는 학생에 관한 이야기이다. 군 입대 영장을 받아 인사 차 학교에 들른 ‘경구’는 학교에서 발생되는 많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환경소년단이란 동아리에서 씩씩하게 활동했던 것과 같이 군대에 가서도, 그 어디에서건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제자에 대한 믿음을 말하고 있다. “경구는 울지 않는 군인이었을 것이다. 경구는 울지 않는 직장인일 것이다”라는 짧은 희망의 시를 곁들여 일상에서 조금은 내성적이었던 제자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적고 있다.

2015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실시된 대한불교조계종 제2회 신행수기 공모에서 ‘잘 견뎠데이, 진짜 너의 길을 위해’라는 수기로 대상을 받을 만큼 독실한 불자인 김 교사는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각 주제의 글에 담아내고 있다. 새 학기 첫날 “올해 담임을 맡았다. 학생들과 만나기 위해 교실에 들어가기 전 무에서 지켜보자. 선입견을 갖지 말자, 상(相)을 갖지 말자”고 발원하고 “좋은 사람들과 따뜻하게 사랑과 정이 넘쳐나는 행복한 연말 되시길 기원합니다”라는 제자의 문자 메시지를 꼼꼼히 기억하고 있는 글에선 제자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잘 드러나 있다. 제자들과 부대끼면서 겪은 진솔한 이야기들 속에서 자녀들에 대한 바른 인생관을 길어 올려도 좋을 듯하다. 1만5000원 

남배현 전문위원 nba7108@beopbo.com

 

[1533호 / 2020년 4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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