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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신사리 품은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된다

  • 성보
  • 입력 2020.04.17 10:43
  • 수정 2020.04.17 11:18
  • 호수 1534
  • 댓글 0

문화재청, 4월23일 국보 예고 예정
높은 암벽 위 조성된 특수한 석탑
진신사리 봉안 국내 유일 모전석탑

문화재청은 4월17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23일 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로 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신사리를 봉안한 국내 유일 모전석탑 정선 정암사(주지 천웅 스님)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4월17일 보도자료를 통해 “4월23일 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로 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보로 승격된 수마노탑은 강원도 정선군 구한읍 정암사 적멸보궁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고려시대 이전 모전 석탑이다. 수마노탑이라는 명칭은 불교에서 금, 은과 함께 7보석 중 하나로 꼽히는 마노(瑪瑙)와 관련이 있다.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진신사리를 가지고 귀국할 때 서해 용왕이 자장율사의 도력에 감화해 준 마노석으로 탑을 쌓았고 물길을 따라 가져왔다 해서 ‘물 수(水)’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水瑪瑙塔)이라 불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기단부터 상륜부까지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고 석회암 지대라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고회암(苦灰巖)으로 제작됐다. 총 길이가 9m에 달하며 7층 높이로 그 형태가 세련되고 수법이 정교해 1964년 보물로 지정됐다. 1층 탑신에 작은 불상을 모셔두는 감실(龕室)을 상징하는 문비가 있다. 그 위로 정교하게 다듬은 모전 석재를 포개어 쌓았고 옥개석 위 낙수면과 아래 층급받침의 층별로 일정하게 더해 쌓았다. 국보 제30호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등 신라 시대 이래 모전 석탑에서 시작된 조형적인 안정감과 입체감, 균형미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정면좌측면.

1972년 해체 보수 때 사리장엄과 탑지석 등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탑지석은 탑의 보수시기와 범위, 참여자, 시주자 등 탑의 역사성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조탑 기술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았다.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국보 제21호)과 다보탑(국보 제20호)을 포함해 탑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희소탑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쇠퇴한 산천의 기운은 북돋는다는 ‘산천비보(山川裨補)’ 사상과 사리신앙을 배경으로 높은 암벽 위에 조성된 특수한 석탑”이라며 “모전석탑으로 조성된 진신사리 봉안탑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역사, 예술, 학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은 정암사와 정선군이 2011년부터 준비해 온 결과물이다. 수마노탑은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심의가 이뤄졌지만 역사적‧학술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이에 정암사와 정선군은 최근까지 학술심포지엄을 4회 개최했고 3차례의 발굴조사를 실시하는 등 국보 승격을 위해 노력해왔다. 조사과정에서 고려시대 유물이 대거 발굴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또 탑에 대한 정밀실측 및 모니터링 조사도 2차례 진행해 2018년 종합학술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문화재적 가치와 위상 정립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전경.

정암사는 지난해 8월부터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기원하는 100일 기도’를 계속 이어가며 마음을 모아왔다. 정암사 주지 천웅 스님은 “10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돼 그 역사성과 문화재적 가치가 대외적으로 인정돼 기쁘다”며 “국보 승격을 위해 마음을 모아준 정선군 9개 읍면 주민들과 단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되면 정선군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정선아리랑과 함께 유·무형문화재를 모두 갖춘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천웅 스님은 “정선군민의 정신적 귀의처 역할해온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은 지역에서는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고 불자들로서는 신심을 더욱 고취시키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마노탑을 보유한 정암사는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석가모니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받아 귀국한 뒤 643년(선덕여왕 12)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을 바라보는 자리에 적멸보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통도사, 오대산 중대, 법흥사, 봉정암의 적멸보궁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972년 출토 사리장치 재봉안.
1972년 해체 당시 금합과 은합.
1972년 해체 당시 염주.

 

[1534호 / 2020년 4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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