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국사(주지 호산 스님)가 위례신도시에서 진행된 상월선원 천막결사의 정신을 잇는 특별한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개별 텐트를 사용하는 등 ‘대중 속의 홀로' 수행프로그램이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수국사는 5월8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에서 일요일 아침까지 2박3일간 상월묵언 템플스테이를 실시한다. 매일 6시간씩 정진하면서 일체 말하지 않고 하루 한 끼 식사와 소량의 간식만 주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정진 기간 내내 사찰을 벗어나지 않고 경내에 마련된 각자의 텐트에서 생활한다. 핸드폰 등 전자기기를 일체 사용할 수 없으며, 1만~1만5000보의 걷기 명상도 실시된다.

상월묵언 템플스테이는 지난해 11월11월 위례신도시에서 진행된 상월선원 천막결사 정신을 잇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호산 스님은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9명 스님과 한겨울 온기 없는 천막 안에서 매일 16시간 이상을 정진했다. 엄격한 청규대로 90일 내내 하루 한 끼 식사에 일체 말을 않는 긴 침묵의 시간을 이어갔고, 삭발과 목욕조차 않겠다는 결연한 다짐으로 촌음을 아껴가며 수행에 매진했었다.

호산 스님은 한국불교 중흥과 온 세상 평화를 발원하며 사부대중이 함께했던 상월선원 천막결사 정신과 수행방법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보았고 이를 응용해 상월묵언 템플스테이를 마련했다. 스님은 텐트 9개를 구입해 수국사 경내에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템플스테이 준비에 들어갔다. 텐트는 경관이 좋은 삼성각 주변으로 9개 데크 위에 설치될 예정이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춘 일부 공동 프로그램 외에는 자유롭게 사색하고 기도할 수 있다.

상월묵언 템플스테이 희망자로 상월선원 외호대중을 비롯해 문화예술인과 스포츠인이 참여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우울증을 겪는 이들을 적극 받아들여 참선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홀로 설 수 있는 자립심을 갖도록 도울 방침이다.

호산 스님은 참선 수행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직접 지도햔다.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동참한 결사 대중일 뿐 아니라 상원사 용문선원을 개원해 결제 때마다 용맹정진했던 정통 수좌로서 이번 템플스테이는 참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산 스님은 “편리함과 익숙함에서 벗어나 어려운 여건에서 정진해보는 것은 스스로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상월선원이 건립되고 시민선방이 운영될 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34호 / 2020년 4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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