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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코로나 위기, 불교계에 남긴 과제는

기자명 법장 스님

SNS와 유튜브로 새 포교 통로 개척해야

무언가 시도 땐 인터넷 검색부터
코로나 사태로 새 포교방안 절실
부처님 수많은 사람들 만났듯이 
미디어 적극 활용해 새길 열어야

최근 불교계에서는 SNS나 유튜브 등을 개설해 사찰의 여러 행사를 알리거나 법회 등을 중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찰 출입이 불가했을 때 인터넷 미디어들이 좋은 역할을 하여 영상으로라도 사찰의 풍경을 즐기고 법회에 간접적으로 동참할 수 있었다. 해인사의 경우에도 한 달 이상의 산문폐쇄로 인해 많은 불자 분들이 기도 동참이나 참배를 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새롭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여 적극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홍보하였다.

미디어 법회 등으로 인해 사찰을 방문하는 불자들이 줄거나 종교적 가르침이 가벼워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분명 있으나 대부분이 이러한 특수한 상황에 맞춘 좋은 방편이라는 반응이다. 불교계는 어쩌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포교 방안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은 포교원이나 템플스테이 등을 통해 불교와 사찰을 홍보해 왔으나 이러한 것들은 사실상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2030세대들은 그 무언가를 시도할 때 우선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고 유튜브를 통해 관련 정보를 찾아 간접 체험을 한다.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찾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선택권을 활용하는 시대에 불교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다소 느린 걸음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불교는 말과 글을 통한 전법을 중요시 한다. 부처님의 일대기를 보아도 인도 전역을 다니시며 수많은 사람들의 근기에 맞춰 한 명 한 명 설법을 해주셨고 그러한 부처님의 설법을 다시 제자들이 글로 남겨 지금의 팔만대장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처럼 불교에서는 가르침의 전파와 그에 따른 교육과 포교를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그렇기에 ‘범망경’의 제7경계인 ‘불능유학계(不能遊學戒)’에서는 설법을 하는 곳을 찾아가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는 것은 죄가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불교에서 배움에 대해 이처럼 중요시하는 이유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스스로 알고 그것을 다른 선지식의 도움과 방편을 통해 지혜롭게 채워서 보다 나은 내일과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그렇기에 ‘범망경고적기’에서는 “지혜는 모든 선행에 있어서 배의 노를 잡는 것과 같다. 백천 명이나 되는 눈먼 이들이 있어도 길을 잃어버리지만 단 한 명의 눈 밝은 사람만 있다면 바른 길을 찾을 수 있는 것과 같다”라고 하듯이 바른 지식과 지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보살은 몸을 가볍게 여기고 법을 무겁게 여긴다고 한다. 이는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떤 장소를 불문하고 찾아가서 배운다는 불교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잘 나타내는 표현이다. 그리고 이러한 열정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앞서 말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준 방편과 같이 우리 불교는 이제 가르침을 듣기 위해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 가르침을 알려주기 위해 다시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다.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면 죄가 되기도 하지만 배우려는 이들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것을 게을리 하는 것도 분명 바른 행동은 아니다. 시대 흐름에 맞게 사찰에서 불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길로 나서셨듯이 인터넷, SNS, 유튜브 등 수 많은 미디어를 활용해 이 시대와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어 새로운 대기설법을 할 때이다.

이미 수많은 사찰과 스님, 기관 등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포교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전달하는 21세기의 법륜인 것이다. 여러 미디어를 통한 기술과 노하우가 다소 늦은 부분도 많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불교적 트렌드세터(Trend setter)가 되어 다시금 인터넷이란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찾아가 참다운 가르침을 전해야 한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34호 / 2020년 4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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