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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3분 호흡 공간명상

자신 되찾고 자각 회복하는 ‘응급 명상’

마음이 정신없이 날뛸 때 유용해
마음챙김의 핵심 세 단계로 압축
알아차리기·집중하기·주의 확장

‘3분 호흡 공간명상’은 슬픔이나 분노, 불안이나 스트레스에 압도당할 때 자신을 되찾고 자각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응급 명상’이다. 호흡이 고르지 않고 감정이 고조되거나 마음이 정신없이 날뛸 때 매우 유용하다. 이 명상은 마음챙김 명상의 핵심 요소를 세 단계로 압축한 것이다. 각 단계마다 1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주 간단하고 쉽지만 그것을 잊지 않고 실행하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언제라도 이 명상을 할 수 있다. 불안이나 자신을 공격하는 생각이 내면에서 올라온다고 느껴지면 호흡 공간을 활용하여 균형감을 회복할 수 있다. 심지어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미처 의식하기도 전에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첫 번째는 ‘알아차리기’다. 편안하고 똑바로 앉은 자세를 취한다. 가능하다면 눈을 감는다. 지금 내 몸과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차려 본다. 지금 펼쳐지고 있는 나의 경험이 무엇이든 아무것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생각이 일어나면 최선을 다하여 그 생각들을 일종의 ‘정신적 사건’으로 보도록 한다.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한다. 

두 번째 단계는 ‘주의를 모아 한곳에 집중하기’인데,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는 연습이다. 숨이 들어오면서 배가 팽창하고 숨이 나가면서 배가 꺼지는 것을 관찰한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과정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린다. 호흡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는 동안 마음이 다른 곳을 방황하면 부드럽게 호흡으로 의식을 되돌린다. 호흡을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해주는 닻으로 여긴다. 끊임없이 바쁜 생각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호흡의 파도를 타면서 들숨과 날숨, 그 사이의 멈춤뿐만 아니라 연습을 하는 동안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감각을 알아차려 본다.

세 번째 단계는 ‘주의 확장하기’이다. 우리의 인식 영역을 신체 전역까지 확장시킨다. 몸 전체에 대한 경험의 알아차림으로 옮겨간다. 몸이 차지하는 전체 공간을 상기하며 이 순간 몸에서 드러나는 어떠한 감각이든지 느껴 보도록 해본다. 친절한 마음으로 마치 온몸이 숨 쉬는 것처럼 지켜본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외적 공간뿐만 아니라 내적 공간도 감지할 수 있는데, 이는 사물을 더 넓은 관점에서 관찰하도록 도와준다. 만약 특별히 강한 느낌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도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그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는지 지켜본다. 만약 원한다면 숨을 들이마실 때 이 신체 부위로 숨이 흐르게 하고 숨을 내쉴 때 부드러워지게 해 본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부위의 감각을 그대로 두고 탐색하면서 친밀해질 수 있다. 연습은 자신의 속도에 맞게 진행한다.

3분 호흡 공간명상을 하는 동안 자신의 의식이 모래시계 모양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래시계의 윗부분은 마치 호흡 공간명상의 첫 단계처럼 넓게 열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주의를 활짝 연 상태에서 의식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어떤 것이라도 부드럽게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그러면 생각과 느낌, 신체감각의 모든 것이 일어났다가 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래시계의 가운데 좁은 목 부분은 두 번째 단계에서 호흡 감각을 느끼는 아랫배의 어느 한 지점과 비슷하다고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모래시계의 바닥처럼 넓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우리는 의식의 문을 활짝 연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이 세상 안에 분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부드러우면서도 확고하게 재확인한다. 그 자리란 평화와 위엄, 온전함을 갖춘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몸과 마음이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집중함으로써 깊은 정신적 이완과 확장된 의식의 관점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 활력을 가지고 되돌아가게 된다. 현실과 단절하거나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새롭게 재창조된 관점으로 지금 이 순간과 관계 맺는 방법이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35호 / 2020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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