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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불상 대가’ 현진스님 첫 작품 보물 된다

  • 성보
  • 입력 2020.04.29 15:13
  • 수정 2020.04.29 15:18
  • 호수 1536
  • 댓글 0

4월29일, 백양사 목불좌상 보물 예고
신체 굴곡‧자연스런 옷주름 등 뛰어나
남장사 소장 관음보살좌상도 지정예고

4월29일 보물로 지정예고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4월29일 보물로 지정예고 된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문화재청 제공.

조선 후기 불교 조각사를 대표하는 현진 스님(玄眞)의 첫 불상 작품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4월29일 “조선후기 17세기 불교조각 조성에 큰 자취를 남긴 조각승 현진 스님의 가장 이른 작품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보물로 지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1607년(선조 40) 조각승 현진 스님이 주도하고 휴일, 문습 스님이 참여해 완성한 것으로 높이가 208cm에 달하는 대형 불상이다.

현진 스님은 17세기에 가장 비중 있게 활동한 조각승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동안은 1612년 제작된 ‘진주 월명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이 현진 스님의 첫 작품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연구를 통해 이번에 보물로 지정예고된 백양사 불상이 5년 앞서 제작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진 스님의 생애와 승려 장인이 된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자료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적기 등을 통해 1610~1630년대 전국을 무대로 불상을 만들었으며 임진왜란 때 왜구에 의해 소실된 불상 조성을 주도한 것을 알 수 있다. 1570년대 태어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기간 중 의승군으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불상 대좌 밑 묵서에 의하면 백양사 불상은 왕실 선조들인 선왕과 선후의 명복을 빌고 성불을 기원하며 만든 것이다. 1607년이라는 제작 시기로 미뤄봐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 등 전쟁이 끝나고 몇 해 지나지 않은 1610년 전후로 이루어진 불교 복구 과정 중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대한 규모에 긴 허리, 원만한 얼굴과 당당한 어깨,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안정된 자태 등에서 현진 스님만의 양식상 특징과 뛰어난 조각 실력을 엿볼 수 있다. 1741년(영조 17)과 1755년(영조 31)에 작성된 중수발원문을 통해 개금과 중수 내력, 참여 화승들의 명단과 역할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 역시 크다. 이를 통해 17세기 불교조각의 새로운 경향을 선도한 시대적 변화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대표적 조각승 현진 스님의 작품 중 시기적으로 가장 오래된 불상이자 스님의 활동 지역과 작품 세계, 제작 기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예술 가치가 뛰어나다”며 “불상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대좌(臺座) 1점, 중수발원문 2점과 함께 보물로 지정해 보전하고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4월29일 보물로 지정예고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4월29일 보물로 지정예고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이와 함께 15세기 제작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도 보물로 지정된다.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은 현재 남장사 내 부속사찰인 관음선원에 봉안돼 있다. 관련 기록이 부족해 정확한 제작 시기는 확정할 수 없으나 귀족풍의 단정한 얼굴과 어깨와 배에 멋스럽게 잡힌 옷 주름, 팔꿈치에 표현된 ‘ῼ’형 주름, 무릎 앞에 펼쳐진 부채꼴 주름 등 15세기 불상의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15세기 불상이 드문 현실을 고려하면 이 시기 불교조각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작품”이라며 “아울러 1701년 기록된 관련 기록을 통해 1819년 인근 천주산(天柱山) 상련암(想蓮庵)에서 남장사 관음선원으로 이전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위와 개금과 중수 등 보수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불상의 역사성 또한 인정된다”말했다.

불상 뒤에는 보물 제923호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이 놓여 있어 가치와 화려함을 더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 한 2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두고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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