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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인줄만 알았는데 ‘뇌수막염’…회복도 불투명

  • 상생
  • 입력 2020.05.06 11:25
  • 호수 1536
  • 댓글 1

조계사·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돕기 공동캠페인

태국 출신 틱씨, 기약 없는 입원에 밀린 병원비만 800만원
일당 6만원, 모아둔 돈도 없는데 보호자 없인 일상 불가능

두통으로 혼자 화장실을 가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불가능한 틱씨는 24시간 넨씨의 간호를 받고 있다.
두통으로 혼자 화장실을 가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불가능한 틱씨는 24시간 넨씨의 간호를 받고 있다.

태국 출신 틱(35)씨는 코란의 시골마을에서 3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책임감이 강했던 그녀는 농사일을 하던 부모님을 도와 생활비를 벌었지만 다섯 식구가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2018년 8월,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녀가 취업한 곳은 강원도 양구군의 농장. 아침 6시부터 매일 12시간씩 일했다. 일급은 하루 6만원.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 매달 100만원씩 태국으로 보냈다.

틱씨는 평소 머리가 자주 아팠다. 기침할 때 피가 묻어 나온 적도 있었다. 점점 눈도 무겁고 시야가 뿌옇게 변했지만 무리한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증상이 있을 때마다 두통약을 먹고 견뎠다. 태국에 있는 가족들의 생활비를 감당해야 했기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렇게 병을 키웠다.

지난 3월 증세가 심해졌다. 먹은 음식을 소화하지 못하고 다 게워냈다. 열도 38도를 웃돌았다. 농장 근처 작은 병원을 찾았고 장염진단을 받았다. 약을 먹어도 구역질은 멈추지 않았다. 2차례 더 병원을 찾았지만 증상은 회복되지 않았다. 4월2일,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서야 대학병원을 찾았고 x-ray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고열의 원인이 장염만이 아니라 판단하고 정밀검사를 위해 입원치료를 권유했다. 입원 하루만에 병원비가 300만원을 넘었다. 

틱씨는 다음날 국립대학병원으로 옮겼다.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던 틱씨는 바로 정밀검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의심환자로 분류돼 3일동안 1인실에 격리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후에야 그녀는 정확한 병명 진단을 위해 CT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그녀에게 의사는 다급하게 번역기를 돌려 병명을 설명했다. 뇌수막염이었다. 균을 죽이기 위한 항생제 치료가 시급했다.

두통으로 혼자 화장실을 가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불가능했다. 의식을 잃은 적도 있다. 그런 틱씨의 24시간 보호자로 자처한 이는 넨(29)씨다. 둘은 같은 농장에서 만나 서로를 의지하며 1년째 사랑을 키우고 있다. “아픈 그녀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녀 곁을 지키고 있는 것뿐”이라는 넨씨는 농장일도 그만두고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보살피고 있다.  

틱씨는 하루 한번 진균제를 맞고 염증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고있다. 이미 병원비는 800만원이 넘어섰다. 매일 지불해야 하는 약값도 13만원이다. 혈액검사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병의 경과를 지켜봐야한다. 정확한 퇴원일정도 나오지 않아 얼마나 비용이 더 들어갈지 예상하기 어렵다. 농장일을 하며 모아뒀던 돈으로 약값을 내고 있지만 이젠 그마저도 버겁다. 매일 영상통화로 아픈 딸 걱정에 눈물짓는 어머니에게 도와달란 말도 전하지 못했다. 애써 눈물을 삼키며 어머니께 웃어 보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틱씨를 지켜주겠다고 거듭 다짐한 넨씨도 막막하기만 하다. 편의점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그는 “어떤 순간에도 피하지 않고 어려움을 같이 이겨 내겠다”며 “빨리 완쾌해 모든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리자”고 씩씩하게 말했다. 이들에게 희망을 찾아줄 도움의 손길이 간절하다. 모금 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 02)725-7010

춘천=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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