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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고광자의 ‘부처님 우리 곁에’

기자명 신현득

삼계고통 안락케 하리란 탄생게 남긴
부처님오신날은 뜻깊은 우리의 명절

온 세상의 생로병사 어루만져
우리를 복되게 하러온 부처님
부처님 향해 아픔과 고통 덜고
힘얻게 해달란 기도 절실한 날

부처님오신날은 큰 명절이다. 우리 조상들은 옛적부터 다달이 명절 하나씩을 두고 즐겨왔다. 정월은 설에다 대보름이요, 2월은 연등이요, 삼월은 삼짇날, 4월은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을 명절로 삼은 것은 아득한 옛날부터였다. 이날은 집안과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절에 가서 정성을 올린다. 불전참배를 하면서 기도를 한다. 가족의 평안과 마을의 평안과 나라의 평안을 빌고, 착한 마음으로 살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이 우리 곁으로 어떻게 오셨는가를 설법으로 듣는다. 국보 팔만대장경에는 부처님이 우리 곁으로 오시기까지의 인연 이야기를 수백 편의 동화로 엮어 두었는데 모두 부처님이 들려주셨던 이야기이다. 

부처님의 목적은 중생 구제를 위해서 부처를 이루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좋은 인연을 지으셨다. 수많은 나라에서 성왕으로 계셨고, 사슴의 왕·원숭이 왕·코끼리 왕으로 있으면서 남을 도우고, 해오라기·메추리·까마귀·앵무새의 왕으로 일생을 살면서 선행을 쌓으셨다. 히말라야의 수도자가 됐을 때는 연등(燃燈)부처님이 지나시는 진흙길에 머리를 풀어 깔아드리기도 하셨다.  
이리하여 연등부처님이 4아승지 10만겁 뒷날에 석가모니라는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예언)를 내리신다. 동시 한 편을 살피면서 생각해보자.  

부처님 우리 곁에 / 고광자

부처님 오십니다.
우리에게 오십니다.
바다 건너 산 너머 먼 길 돌아
광명의 빛을 안고 오십니다. 
아픈 사람 건강한 사람 
온 누리 생로병사 
어루만지시러.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
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古 我當安之

삶의 진실은 외로워
어렵고 궂은 일 이겨내는 것은 
빛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아픈 이에겐 아픔을 덜고
고통 받는 이에겐 고통을 줄이고
마음 속 병약자에게 큰 힘 얻게 하소서.

‘한국불교아동문학회 연간집’(2015)에서

석가모니부처님이 우리 곁에 오신 것은 연등부처님이 수기를 내리신지, 4아승지 10만겁 세월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부처님은 나실 곳을 정하셨다. 카필라바투성, 정반왕과 마야부인의 태자로! 

이날 마야부인은 룸비니 동산에 오셔 무우수 나무 가지를 잡고 있었는데, 태자는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계단을 내리듯이 내려와 사방을 일곱 걸음씩 걷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탄생게를 노래하셨다. ‘하늘 위 하늘 아래에 나 홀로 높다. 삼계의 모든 고통, 내가 안락케 하리.’

천상천하에 홀로 높은 분은 부처님이요, 그러한 분이기 때문에 삼계의 고통을 구제할 수 있었다. 시에는 아픈 사람, 건강한 사람, 온 누리 생로병사를 어루만져 우리를 복되게 하시러 부처님이 오신 것이라 했다. 썩 맞는 표현이다. 또한 우리는 부처님을 향해서, 아픈 이에겐 아픔을 덜고, 고통 받는 이에겐 고통을 줄이고, 마음 속 병약자에게 큰 힘을 얻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린다. 그 기도의 목소리가 진실하다. 참으로 뜻있는 우리의 명절이 부처님오신날이다.    

시의 작자 고광자 시인은 제주도 출신(1949)이다. 독실한 불자로 법명이 해심(海深)이며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원이다. ‘순수문학’(1996)과 ‘문학세계’(1997)에서 시와 동시로 등단, 동시집 ‘달님과 은행나무’(2000), 시집 ‘바다의 시인이 되어’(1997) 등을 냈으며, 시조창으로 전국경창대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동문학과 국악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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