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계종 사노위, 코로나19 희생자 위로하다

  • 교계
  • 입력 2020.05.07 20:56
  • 호수 1537
  • 댓글 0

5월7~21일, 희생자들 위한 극락왕생 기도 봉행
혜찬 스님 “존엄 지켜지지 않는 장례 안타까워”

코로나19로 마지막 존엄도 지키지 못한 채 황망하게 생을 마감한 이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 스님)는 5월7~21일 오후 2시 광화문 북측광장 황룡사 9층 목탑 앞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극락왕생 기도’를 진행한다. 이날 기도식 입재에는 사노위원장 혜찬 스님을 비롯한 9명의 위원스님들, 조계종 사회국장 혜도 스님, 인권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명숙씨 등이 참석했다. 기도회는 법고 치는 것을 시작으로 약사여래, ‘보배경’을 독송하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아무런 장례절차도 없이 돌아가신 이들을 위해 애도의 기도를 올렸다.

코로나19가 국내 발생한지 4개월여 지난 현재 사망자는 256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대로 된 장례와 종교의식을 치를 수 없고, ‘선 화장, 후 장례’ 원칙에 따라 조치가 이뤄진다.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유가족이나 외부에 최소한으로 노출되고 개인 보호구를 착용한 유가족들만 화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이마저도 밀접 접촉자거나 양성 판정을 받은 유가족은 함께할 수 없어 대다수 유가족들은 사망자의 임종을 지킬 수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불교계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진정되는 국면을 맞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노위원장 혜찬 스님은 인사말에서 “단지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가족과 애도의 시간을 보낼 수 없고 사망자의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장례는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번 기도회로 희생자들이 편안한 곳에 머무르고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에 위로가 되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기도회에 동참한 인권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명숙씨는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회를 마련한 사노위 스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지난 4개월을 돌아보면 사망자를 숫자로만 바라본 것 같다. 공포와 불안에 사망자들이 살아온 일생은 생각하지도 못해왔다”며 “인간은 모두 존엄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애도의 시간을 통해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자”고 강조했다.

양한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도 “대구 지역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했을 당시 희생자들의 장례식을 찾아 추모의 시간을 갖고 싶었지만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며 “이제라도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기도회를 열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사노위 스님들은 15일간 ‘코로나19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극락왕생 기도’를 2명씩 순번을 정해 날씨에 상관없이 매일 기도회를 이어간다. 사노위는 또 코로나19 종식 이후 희생자들을 위한 종단 차원의 천도재를 지낼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도회에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희생자인 박승백 항해사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박승백 항해사의 어머니는 “바닷속에 있을 아들의 유골이라도 수습이 돼 안아봤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 유가족들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고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