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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국민 어려울 때 스님들 나서야죠”

  • 교계
  • 입력 2020.05.08 20:43
  • 수정 2020.05.08 21:00
  • 호수 1537
  • 댓글 7

스님들 긴급지원금 기부결정 긍정평가…문재인 대통령도 극찬
“소상공인·저소득층에 혜택…스님들엔 ‘호국불교 DNA’ 잠재”

조계종 주요소임자 스님 5000여명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SNS에서는 스님과 불교계를 칭송하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5월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스님들의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언급하며 “국난극복에 힘을 모으려는 연대와 협력의 정신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이 이웃종교계에 앞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총무원과 교구본사주지협의회·중앙종회와의 소통과 협력이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무원 관계자에 따르면 총무원은 지난 4월말 국회에서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 논의가 진행될 때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에 더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스님들이 기부에 동참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교구본사주지협의회와 중앙종회도 흔쾌히 동의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회장단을 중심으로 유선 협의를 진행해 24개 교구본사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중앙종회도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동의를 얻어냈다. 다만 일각에서 “더 많은 스님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기부대상을 종무직 소임자로 한정했고, 개별단위의 대표 기구에서 동의절차를 진행했으며 전체 소임자의 동의를 구하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있어 불가피했다는 게 총무원 측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기부의사를 밝힌 스님들은 “국가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종교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재무간사 허운 스님(관음사 주지)은 “코로나19 사태로 국가경제가 위기에 직면했고,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가정은 더욱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스님들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교구본사주지 스님들의 한결같은 뜻이었다”고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교구본사들의 기부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몇몇 본사는 이미 종무회의를 통해 교구차원에서 기부의사를 정리한 상태였고, 일부 본사주지 스님은 ‘나라가 어려울 때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혀 쉽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참배객들의 발길을 끊기면서 어느 지역보다 큰 타격을 입은 호남권 사찰스님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긴급재난지원금은 처음부터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한 마련된 것으로 그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사찰경제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이웃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는 게 종교인의 기본자세”라고 밝혔다. 

중앙종회 부의장 법원 스님은 “스님들에게는 기본적으로 호국불교 DNA가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한국불교는 나라의 위기 때마다 솔선수범해 고통을 분담해 왔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일선 사찰의 주지스님들은 재정위기 속에서도 법회와 행사를 중단하고 방역에 매진했다.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도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선 사찰 주지스님들도 “긴급재난지원금 기부는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보령 세원사 주지 정운 스님은 “보시는 불교에서 기본적인 덕목”이라며 “시골사찰 주지를 맡아 어려움이 많지만 절약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재정적 어려움으로 잠정 운영 중단된 보령 청소년센터가 하루빨리 재가동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장안사 주지 성화 스님도 “스님들이 수행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어렵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며 “지금은 모두가 어려운 시국이다.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고통을 분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불교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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