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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 기도, 희생자 유가족에 위로 되길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5.11 10:42
  • 호수 1537
  • 댓글 0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던 당시에는 자가 격리 중에, 병원 이송 도중에 숨진 사람들이 많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부부가 확진됐는데 남편은 죽음에 이르러 이튿날 화장되고 마지막 인사도 나주지 못한 채 부인 혼자 살아 돌아왔다는 사연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코로나19로 네 가족이 10일 만에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과 40대 엄마와 가족 6명이 무전으로 작별인사를 했다는 전언 또한 듣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선(先) 화장, 후(後) 장례원칙’은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지금도 유효하다. 따라서 화장 과정에서도 개인 보호구를 착용한 유족들만이 지켜볼 수 있다. 이마저도 확진자인 유족은 장례 과정 등에 함께 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간단한 종교의식에 따른 장례조차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조문객 또한 마음 편히 받을 수 없다. 사망자의 마지막 존엄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코로나19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5월7일 서울 광화문 광장 ‘황룡사 9층탑등’ 앞에서 ‘코로나19 극복과 희생자 극락왕생 발원기도’를 시작했다. 이 법회는 21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사노위원장 혜찬 스님이 전한 메시지에 이 법회의 의미가 묵직하게 담겨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이유로 가족과 애도의 시간을 보낼 수 없고 사망자의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장례는 마음 아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번 기도로 희생자들이 편안한 곳에 머무르고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에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불자 희생자를 염두에 둔다면 당장이라도 천도재를 올리고 싶은 게 사노위의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짚어 본다면 코로나19 확산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생활방역 전환에 따라 다중이용시설들도 연이어 문을 열고 있다.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 위험성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극락왕생 발원기도에서 ‘약사여래경’과 ‘보배경’을 독송하며 전염병이 하루빨리 사라지기를 염원하는 연유도, 사노위가 천도재를 코로나19 종식 이후로 미뤄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노위가 봉행하는 ‘코로나 19 희생자 극락왕생 발원기도’가 황망하게 장례를 치러야만 했던 유가족들에게 심신한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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