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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리랑카의 모든 것에 빠졌답니다”

  • 불서
  • 입력 2020.05.11 10:57
  • 호수 1537
  • 댓글 0

‘나는 스리랑카주의자입니다’ / 고선정 지음 / 김영사

‘나는 스리랑카주의자입니다’

“이렇게 스리랑카에 빠져버릴 줄이야! 나는 스리랑카주의자입니다.”

얼마나 좋으면 ‘스리랑카주의자’라고 책 제목을 달았을까? ‘나는 스리랑카주의자입니다’란 제목이 저자인 고선정 작가의 이력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서강대에서 국어국문학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무려 25년 동안 학교와 학원을 학생들과 똑같이 오가며 지도한 선생님이다. 그런 와중에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요가 수련을 했고 스리랑카와는 스물 두 번씩이나 만났다. 저자는 스리랑카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반드시 스리랑카 여행기를 쓰고야 말겠다고 다짐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알 수 없는 이유와 끌림으로 스리랑카 방문이 이어졌고 그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몸과 마음, 일체의 의지에 스리랑카의 모든 것을 담아 낸 ‘나는 스리랑카주의자입니다’, 일반 여행기와 다른 형태의 글과 구성으로 책을 엮은 이유이기도 하다. 여느 여행기와 가장 크게 달라 보이는 대목은 여행지에 관한 상세 정보나 숙박, 맛 집 소개 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스리랑카의 전국을 온전히 누비며 스리랑카의 종교와 민족, 문화, 자연을 답사했기에 발로 쓰고 마음으로 풀어낸 정성이 엿보인다. 저자의 스리랑카에 대한 일방적인 짝사랑과 ‘스리랑카주의자’를 공표할 정도로 강렬한 끌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평생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를 나의 본성을 알아채게 한 스리랑카. 가끔은 스리랑카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도 했을 만큼 스리랑카는 나의 모든 것을 흔들어놓았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렇게 힘을 빼고 내려놓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겠다고. 스리랑카가 아니었다면 그런 용기를 품어볼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렇다. 스리랑카는 저자의 영혼을 온전한 자유로움으로 깨워냈으며 잠재된 용기를 이끌어 낸, 그래서 부처님과도 같고 하나님과도 같은 나라가 되었다. 가톨릭 신자이기는 하나 스리랑카 전문가이기에 스리랑카의 불교사와 불심을 온전히 품고 있는 전국 곳곳의 불교성지와 ‘담불라’도 깊이 살펴보고 있다. 불심으로 장엄한 다섯 개의 석굴 사원에 봉안되어 있는 거대한 불상과 천정에 그려진 그림을 찬찬히 풀어낸다.
 

스리랑카 담불라 석굴사원 중 세번째 석굴에는 불상들이 봉안돼 있다.
스리랑카 담불라 석굴사원 중 세번째 석굴에는 불상들이 봉안돼 있다.

“여운이 남는 것은 석굴의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던 프레스코화이다. 붉은 빛으로 채색된 프레스코화는 아랍 상인의 양탄자 같기도 했고 여러 개의 패턴을 이어놓은 퀼트 이불 같기도 해서 다채롭고 아름다웠다.”

석굴사원 상부의 정교한 프레스코화를 바라보던 저자는 “어떻게 그 많은 그림을 벽과 천장에 꼼꼼히 그려 넣을 수 있었을까?”라며 마음으로 화공들의 수고로움을 살핀다. 그 정성에 감탄의 마음을 드러낸다.

스리랑카는 거대한 인도의 바로 밑에 위치한 작은 나라라 해서 ‘인도의 눈물’이라고 불린다. 수백년 간 강대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음에도 저자는 ‘스리랑카’란 나라를 동양과 서양의 유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인도양의 진주라고 소개한다. 내전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최북단 자트나, 불교와 힌두교의 경계 없이 조화를 이룬 공존의 문화가 온전한 ‘트링코밀리’, 천국 같은 ‘민네리야’의 자연 속에서 만난 코끼리 떼, 청정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미리사’의 흰긴수염 고래 등은 스리랑카와 깊은 사랑에 빠진 저자가 스리랑카 여행을 꼭 한번 권유하는 키워드이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여행한다면 스리랑카의 종교와 문화, 자연을 마음에 깊이 새길 수 있을 듯하다. 1만8500원

남배현 전문위원 nba7108@beopbo.com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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