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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수행 김민정(수인지, 53)-하

기자명 법보

3년 기도하면서 불보살님 가피
남편은 지극한 불자로 거듭 나
고질적인 담도 씻은 듯이 완쾌
나이 50에 부처님 법 만나 다행

수인지, 53

나는 기도를 하루도 놓지 않고자 노력했다.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하는 당일에도 새벽에 종교실을 찾아 기도했다. 한 보살님의 권선으로 남편과 함께 ‘법화경’ 사경을 했고 인연이 닿아 몇몇 사찰에 대중공양을 올리는 공덕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일년 동안은 현의 스님의 도반이신 동찬 스님께서 매주 명상수업을 진행하셨는데 이 수업의 총무를 맡아 봉사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쉬고 있지만 매달 진행하는 학촌사 사찰 탐방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기도하면서 나는 불보살님의 가피를 크게 세 가지 받았다고 믿는다. 첫 번째는 무신론자였던 남편이 불법에 귀의해 불자가 된 것이다. 제사 지낼 때와 세배할 때를 제외하곤 엎드려 절한 적이 없는 남편이었다. ‘금강경’ 공부에 딱 세 번만 같이 가자고 졸랐었는데 지금은 초파일이 다가오면 연등 다는 일을 먼저 나설 만큼 참된 불자로 거듭났다.

두 번째는 건강에 관한 것이다. 오래전부터 나는 고질적으로 담(痰)이 잘 들었는데 심할 때는 몸을 꼼작하지 못해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절에 가게 된 그해에도 동지 팥죽 쑤는 것을 거들고 난 뒤 그날 밤 목부터 등줄기를 타고 허리까지 담이 들었다.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먹고 억지로 잠을 청했는데 스님께서 두 손을 꼭 잡아 주시는 꿈을 꾸었다. 너무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담이 사라졌고 지금까지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담이 든 적이 없다. 그리고 작년 봄, 나는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5월9일이면 수술한지 일 년 되는 날이다. 유방암을 의심하게 된 것도 절에서 만난 보살님 덕분이고 더 진행되기 전 진단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미적거리는 나를 끌고 병원에 데려가 주신 스님 덕분이다. 지방 병원에서 4월 초 암 진단을 받고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에 일주일마다 올라가면서 모든 검사를 마치고 수술하기까지 딱 한 달이 걸렸다.  수술은 잘 되었고 통증도 거의 없어 진통제를 따로 처방받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암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시간은 죽음과 윤회에 대해 생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세 번째는 좋은 불연(佛緣)이 찾아온 것이다. 정말 감사하게도 불보살님들께서 좋은 인연을 보내주셨다. 명상 수업을 해주신 거제 혜운사 동찬 스님, 활력이 넘치시는 칠곡 소림사의 원화 스님, 수현화 보살님과 아미심 보살님을 비롯한 학촌사의 여러 보살님들. 아플 때는 방생을 해보라며 울산 황룡사 황산 스님의 방생 법회를 권해주신 보살님 모두 감사한 인연이다. 더불어 가족과 친구들도 마치 새로운 인연처럼 신선해졌으며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기도는 저축 같은 거라 위급할 때를 대비해서 평상시에 많이 해 두어야 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씀에 100% 공감한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이라고 하였다.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이 기도하는 생활은 필수다. 요즘은 범어로 된 ‘불설금강정유가최승비밀성불수구즉득신변가지성취다라니경(佛說金剛頂瑜伽最勝秘密成佛隨求卽得神變加持成就陀羅尼經)’으로 기도 중이다. 지난해 암 치료 중 이 경을 매일 9회 독송했다. 학촌사에서 주력하는 수행인데 하면 할수록 힘이 느껴지는 다라니이다. 스님께서는 수구성취다라니경 100만권 법공양을 발원하고 있다. 틈틈이 전국 사찰에 보내시고 사찰 탐방 때도 꼭 법당에 올리신다. 보시 중 최고의 보시는 법보시라고 했다. 뜻 있는 불자님들이 계시면 함께 동참하기를 기원한다.

“다음 생엔 불교 집안에 태어나 더 일찍 불법을 만나 기도하고 공부하고 싶어요.” 언젠가 스님과 대화하면서 한 말이다. 스님께서는 이런 답을 해주셨다. 
“보살님이 다음 생에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보장이 있나요? 인간 몸 받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나요? 지금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기도하고 수행하지 않으면 다음 생은 기약할 수 없어요.”

나이 50에라도 부처님을 만나고 스님을 만나 기도할 수 있는 건 정말 다행한 일이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1537호 / 2020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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