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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결사 아홉스님 영화 기대된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5.18 11:31
  • 호수 1538
  • 댓글 0

2019년 11월11일, 9명의 스님들이 들어선 상월선원 철문이 굳게 닫혔다. “여기 이 자리에서 내 몸은 말라버려도 좋다, 가죽과 뼈와 살이 녹아버려도 좋다”며 “어느 세상에서도 얻기 어려운 저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이 자리에서 죽어도 결코 일어서지 않으리라” 서원한 스님들이었다. 그 누구라도 해제 전에 비상문을 박차고 나간다면 조계종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스님들이었다.

위례 천막결사는 숱한 화제를 낳았다. 그럴 만 했다. 불교증흥을 발원한 역대 선지식들이 사찰에서 결사를 결행한 적은 있었지만 도심 벌판에 천막법당을 짓고 결사를 단행한 것은 한국 근현대불교사에서는 처음이었다. 또한 천막하나에 의지해 혹한과 마주하고, 묵언 속 하루 한 끼 공양하며 씻지도 않고 매일 14시간 이상 정진해야 한다는 청규는 강렬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특별 법어를 통해 “아홉 스님들의 정진은 많은 수행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고, 일반 국민들도 불교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할 것”이라고 치하했다.

매일 1000여명의 불자들이 상월선원을 찾아 기도정진을 이어갔다. ‘한국불교의 중흥과 쇄신’ 원력에 동감한 불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다. 실제 3개월 상월선원을 찾은 기도객수만 10만명을 넘었고, 상월선원과 똑같은 조건을 갖춘 체험관에서 정진했던 불자만도 110명에 이르렀다. ‘위례천막결사는 산중사찰에서만 머물던 한국불교의 수행문화를 일신했다’는 평가가 나온 연유가 여기에 있다.

그 90일간의 여정을 담은 영화 ‘아홉 스님’이 개봉한다고 한다.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천막법당 안 아홉스님의 수행기를 밀착해 보여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살을 에는 추위를 어떻게 견뎌냈을까. 씻지 않은 몸에서 나오는 불쾌한 냄새가 진동했을 천막 안에서 차 한 잔을 어떻게 마실 수 있었을까. 말 한마디 못하는 공간에서 서로는 어떻게 보듬으며 정진을 이어갔을까. 황벽선사의 시처럼 뼛속 깊이 사무친 추위를 이겨낸 매화만이 선사하는 향기를 스크린을 통해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 5월27일 전국 롯데시네마 상영관에서 아홉 스님들을  만날 수 있다.

 

[1538호 / 2020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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