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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알렉산더 후예와 고승 문답으로 이해

  • 불서
  • 입력 2020.05.18 13:25
  • 호수 1538
  • 댓글 0

‘밀린다 왕의 물음’ / 서정형 역해 / 공감과소통

‘밀린다 왕의 물음’

기원전 2세기경 인도 서북방을 지배하던 그리스 왕국의 통치자 메난드로스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물로 불교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불교 교리 가운데 의문스러운 점을 당시 인도 고승에게 물었을 때, 메난드로스의 질문에 적합한 비유를 들어 의문을 풀어준 이가 나가세나다. 인도식 이름이 ‘밀린다’인 메난드로스와 나가세나의 문답을 기록한 대화록이 ‘밀린다팡하’이며 이것이 곧 우리에게 익숙한 ‘밀린다왕문경’이다.

서울대에서 20여년 불교철학을 강의하고 연구했던 서정형이 자신이 진행해온 ‘밀린다팡하(밀린다왕문경)’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일반인들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도록 번역하고 편집해 ‘밀린다왕의 물음’으로 펴냈다.

“대승경전이 붓다의 육성이 아니라, 붓다의 진의를 창의적으로 계승한 ‘종교적 천재들’에 의해 저술되었다는 것은 근세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밀린다팡하’와 같이 경전으로 분류될 수 없는 문헌이 미얀마의 빨리어 대장경에 포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한 저자는 밀린다 왕의 질문이 일반인들이 불교에 대해 묻고 싶은 주제이며, 이에 나가세나가 풍부한 예시를 통해 명쾌하게 답해 신뢰감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준다고 평가했다.

‘밀린다팡하’의 중심 주제는 ‘인격적 개체와 영혼의 문제, 윤회의 주체와 인과응보의 원리’ ‘불교의 독자적인 지식론, 심리현상’ ‘불타론을 중심으로 해탈과 열반을 향한 실천수행론’ 등으로 실제 불교의 주심 주제들을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복잡한 교학이 아니라 불교의 실천적 특성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승불교의 흥기를 앞둔 시대적 특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밀린다팡하’에 나타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1부에서 ‘무아’ ‘윤회’ ‘업’ ‘마음’ ‘수행’ ‘열반’ ‘붓다’ 등 7개 주제를 놓고 밀린다왕과 나가세나가 주고받은 대론(對論)을 현대어로 풀어냈다. 그리고 2부에서는 후대에 덧붙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나의 고통은 업보인가’ ‘주문의 효력’ ‘바라이죄를 범한 경우’ ‘공덕의 회향’ ‘누구나 진리를 통찰할 수 있는가’ 등 16개의 주제를 ‘딜레마’로 구분해 번역했다.

‘밀린다팡하’의 본래 텍스트에서 뼈대와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주제별로 묶어 새롭게 편집‧해설한 이 책 ‘밀린다왕의 물음’에서 알렉산더의 후예인 그리스 왕 밀린다와 인도의 고승 나가세나의 대화를 통해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길을 만날 수 있다. 1만46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38호 / 2020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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