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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불안과 마음챙김

현재 순간에 집중해 늘 깨어있는 상태 유지

과거·미래에 대한 걱정이 불안 원인
증상 완화하려면 뇌를 진정시켜야
현재에 충실하면 불안은 사라질 것

삶이란 즐겁고 신나고 경이로운 순간들과 스트레스가 심하고 피곤하거나 절망적이며 충격적인 순간이 마치 씨줄과 날줄로 엮이듯 이루어진다. 하지만 불행히도 현대인들은 대체적으로 지나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13명 중 1명꼴로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불안은 현재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과거 또는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여러분도 불안한 마음이 들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시작하는 걸 한 번 쯤 겪어보았을 것이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괴로울 뿐 아니라 사소한 일이 최악의 결과로 치달을 것 같은 느낌에 시달린다. 불안한 마음은 걱정과 공포를 연쇄적으로 만들어 내고 근육이 긴장되며, 이와 동시에 몸 어딘가가 아프다. 그러다보면 이제는 신체 증상이 불안을 유발하고 불안감 또한 신체적 통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불안 증상의 빈도와 정도를 줄여나갈 수 있다.

불안이 일으키는 신체적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정시키는 방법은 바로 뇌를 진정시키는 것이다. 불안한 신체를 조절하는 단일한 방법으로는 숨쉬기만큼 효과적인 기술이 없다. 충분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어보자. 전전두엽에서 숨을 쉬기로 결정하면, 대뇌피질은 뇌의 각 부분으로 명령을 보내 호흡에 필요한 모든 근육과 장기가 작동하도록 한다. 이는 교감신경 흥분을 완화시키고 신체흥분을 진정시키는 신경계인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며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뇌를 구성하는 뉴런 세포 100억개가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소통해야 한다. 하나의 뉴런에서 또 다른 뉴런으로 메시지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해야 한다. 그런데 세로토닌이 뉴런 사이에서 잘 전달이 되지 못하면 우리는 근심을 느끼게 되고 도파민이 부족할 때에 불안감을 더 느끼기도 한다. 이때 호흡이 어느 정도 뇌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뇌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오감을 동원해서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앉아 있는 곳,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의 세부 사항, 창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주변의 색 등을 관찰하며 현재에 머물러보라. 또한 몸을 움직여서 마음 속 상태를 바꿀 수도 있다.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면서 주위를 둘러보라. 가능하다면 자연과 가까이하면 좋다. 이렇게 점차 마음을 열고 더 긍정적인 결과를 상상하면, 두려움에 떨며 사는 대신 긍정적인 변화를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통해 점차 마음챙김이 확장되면 시시때때로 경고 신호도 없이 나타나는 불안한 신체감각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게 되어 불안감을 어느 정도 떨쳐버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마음챙김이란 현재의 순간에 집중해 늘 깨어있는 상태로, 자신이 살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한 방법 중 하나다. 현재의 존재에 충실한 것은 불안과는 대립되는 개념이다. 마음챙김으로 자신을 관찰하는 행위란 전전두엽피질이 생각과 느낌을 관찰하도록 뇌를 사용하는 것이다. 뇌를 사용해 뇌를 조절하는 인간의 독특한 능력이야말로 불안을 조절하는 데 있어 핵심이며,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를 바꾸어 그 원인과 영향을 없애며, 불안을 느끼기 시작할 때 즉시 신체를 진정시킬 수 있다. 뇌가 차분해질수록 모든 불안 증상의 특징인 신체적 불쾌감도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완벽하게 습득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삶의 위기가 닥칠 때 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구부러지되 꺾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이 타고난 회복탄력성을 되살리고 향상시켜 유연하게 세상을 관망하며 대처할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38호 / 2020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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