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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정치인에게 듣는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화쟁(和諍)정신을 바탕으로 분열과 혐오의 정치 걷어내겠다”

문화유산답사 계기로 불교 입문…불교사상·문화재 담긴 의미 새겨
전통사찰 역사적 특성 고려 않은 중첩규제 문제…규제개선 노력
일하는 국회 위해 ‘무노동무임금’ 원칙 담은 국회개혁법안 추진

- 4·15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를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를 평가한다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촘촘한 방역체제, 일관된 정책 안정성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줬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위기 국면에서 이 상황을 잘 돌파할 수 있겠다’는 신뢰가 작동한 것 같다.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대로 더 겸손하게 공감과 소통의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갈등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진영논리가 아닌 사회적대타협을 통해 좋은 정치를 회복하고 이 위기의 파고를 넘어서야 한다.”

- 20대 국회를 두고 부정적인 평가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런 평가는 여야의 소통부재와 협치에 대한 인식결여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였다. 식물국회로 3년, 동물국회로 1년을 보냈다. 민주당 수석부대표로 여야협상을 주도했지만, 번번이 좌절되면서 여당 주도로 민생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다. 80일 동안 국회가 파행돼 추가경정예산 처리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친 적도 있었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국회로 들어올 마음이 아예 없었고, 할 수 없이 그 대안으로 4+1 방식을 통해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21대 국회에선 국회 개혁을 우선 순위로 둬야 한다. 국회를 개혁해야 정치가 혁신될 수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관철시켜야 한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강제적으로라도 국회개혁입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20대 국회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보람을 느낀 점은 무엇이고, 또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로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 유치원3법, 청년기본법 등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당시 여야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다른 시스템 속에서 민생법안을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 속에 보람과 아쉬움이 모두 담겨 있다. 다행히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힘을 실어줬다. 맡겨준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

- 불자 국회의원이고, 정각회에서도 활동했다. 스스로 불자임을 드러내며 국회 정각회에서 활동했던 이력이 이번 총선과정에서 도움이 된 측면은 무엇인가?
“단순히 선거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정각회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정치활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솔직히 수도권에서 정각회를 하고 불자의원이라는 걸 내세우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 때문에 불교계에서도 저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고 많은 성원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8년 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저에게 주어진 어떤 소임이든 마다하지 않았고  그것이 제가 해야 될 일이라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해왔다. 정각회 내에서도 저에게 어떤 일들이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만약 일이 주어진다면 충분히 수용하고 실천해 나갈 생각이다.”

- 개인적으로 국회 정각회에서의 신행활동이 의정활동에 도움을 주는 점은 무엇인가?
“정각회 활동을 하면서, 대화와 타협, 상생과 소통의 정치를 배운다. 한국불교 사상이 함축된 ‘화쟁'이라고 하는 단어의 의미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화쟁의 정치를 할 것인가. 이것은 지금 한국 사회에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다. 진영 논리에 갇히고 온갖 분열과 혐오가 가득한 정치 현실에서 화쟁사상은 꼭 필요하다. 화쟁의 정신이 국회에 퍼지고, 대한민국 전체로 퍼져나간다면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좋은 나라, 희망찬 미래가 보장된 나라가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국회 정각회 소속 여야 불자국회의원들은 불교계 현안에 대한 관심과 함께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정각회 활동을 평가한다면?
“정각회는 화쟁의 가치를 실천해나갈 수 있는 중요한 기구다. 앞으로도 화쟁의 정치를 정치현장에서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다. 다만 정각회 소속의원들의 정기법회 참여가 저조한 점은 아쉽다. 불교 사상을 함께 배우고 논의하고 서원할 수 있는 자리가 부족했다. 앞으로 소속의원들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4‧15총선을 앞두고 정각회 소속이었던 모 국회의원이 기독교 정체성을 가진 모 정당에 가입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정각회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보나?
“정각회의 정체성은 이것 아니면 안된다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만이 지닌 소중한 정신을 올곧게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국회의원이 보여준 태도를 긍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불심을 지향하는 정각회의 회원들이 그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 배타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유연성을 통해 정각회원들이 함께 하는 ‘불심’의 가치를 더욱 널리 펼쳐나가겠다.”

- 전통사찰을 둘러싼 중첩 규제 법령을 푸는 것은 시급한 불교현안 가운데 하나다. 전통사찰과 관련한 각종 규제 법령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여러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국립공원 내 문화재 관람료 문제, 민간문화유산 지원 강화 문제(조직과 예산형평성)와 전통사찰의 문화 및 역사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중복된 규제로 민족문화의 유산인 전통사찰의 보존과 관리, 활용이 미비한데, 그 규제들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통사찰 보존과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통사찰 보수지원 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 조정도 제기되고 있다. 국고와 지방비, 자부담 비율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또 문화재 전기요금 체계를 개선하는 문제도 있는데, 사실상 전통사찰은 공익적 성격이 명확한 준공공시설이다. 이러한 성격을 충분히 고려한 전기요금 체계 등에 대한 대안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이중 무엇이 시급한지, 또 국민적 수용성도 높은지를 세세하게 따져서 진행해볼 계획이다. 어떤 입법이든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거쳐야 한다.”

- UN의 대북제재결의에도 불구하고 남북 민간교류는 재개돼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특히 조계종은 남북불교교류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를 활용한 ‘신계사 템플스테이 사업’을 비롯해 ‘북측 사찰 주변 산림가꾸기’ ‘북한 내 사찰 및 문화재 공동조사’사업 등을 제안해 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남북민간교류는 남북 평화무드를 조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종교가 그 역할을 주도한다면 평화 분위기를 마련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템플스테이 사업은 국민적 수용도가 높아 실효성이 크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이동이나 여행 등이 제한되고 있다. 템플스테이 사업 외에 어떤 사업들이 가능할지, 또 비대면 비접촉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는지 들여다보겠다.”

-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불교계는 산문폐쇄와 법회 중단을 결정했고, 부처님오신날 봉축일정을 조정해 봉축법요식을 한 달 뒤로 변경했다. 그 기간 동안 전국 사찰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도를 진행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불교계의 선제적 대응을 어떻게 보나?
“최근 포스트코로나시대 언택트산업전략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코로나위기, 그 이후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불교계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모범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산문폐쇄 등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앞장서고 있으며, 큰 행사 역시 일정을 뒤로 미루는 등 큰 결단을 보여줬다. 이것이야말로 불교계가 화합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단초가 아닌가 싶다. 분열과 혐오의 모습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모습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사회적대타협의 가치를 화쟁의 가치에 심어 노력해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해 나가겠다.”

- 불교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19대 국회에 들어서기 이전 문화유산 답사를 정기적으로 다녔다. 유홍준 선생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들고 안 가본 곳이 없다. 그때 영주 부석사 등과 같은 사찰을 방문하면서 사찰의 문화유산을 살펴보고 그 속에 담긴 가치 등을 하나하나 배우고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불심을 키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소유라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또 화합의 가치를 추구해나가고 있다. 불교의 정신이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었지만 가득 차 있는 마음, 그것이 불심이라고 생각한다.” 

- 늘 새기고 있는 경구가 있다면?
“숫타니파타경에 나오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것이다. 제가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집착과 탐욕 없이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올곧게 걸어가겠다.”

-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비심이 필요한 시대다. 코로나19 위기는 물질이 최고인 시대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위기를 하나 되어 넘어서야 한다. 내 이익이 아닌 모두의 이익을 위해 옆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 20대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공정한 대한민국’이었다. 21대에는 ‘힘내라 대한민국’ 이었다. 굳이 제 불심을 담자면, ‘공정한 대한민국’에는 화쟁과 회향의 마음을, ‘힘내라 대한민국’에는 간절한 서원이 담겨 있다. 이 마음을 같이 하고 싶다. 그리고 이 위기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취약계층과 같이 마음을 나누기를 바란다. 자비가 함께 하는 부처님오신날, 잠시 멈추어 모두의 마음에 아름다운 연꽃 하나가 피어나기를 바란다.”

- 21대 국회에 임하는 각오는?
“정치가 불안하면 국민의 삶 역시 그러할 수밖에 없다. 소통과 공감의 정치를 펼쳐나가겠다,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선 발 빠른 행보가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상황이 몰고 올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경제 이슈에서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어젠다를 제시하고 끌고 나가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경제통으로 활약해 왔다. 사실상 현재 재정확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 기본소득이나 비대면 플랫폼 사회 도래 등에 대한 대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선도적으로 준비해나가겠다. 모든 불자들과 함께 이 일을 해나가겠다.”

정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40호 / 2020년 6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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