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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동산문도회 문장 나옹당 능가 대종사 영결·다비식

  • 교계
  • 입력 2020.06.02 19:19
  • 수정 2020.06.03 13:33
  • 호수 1541
  • 댓글 2

6월2일, 금정총림 범어사서 엄수
원로 대덕 스님 대거 동참해 추모
범어사 전통 방식 연화대서 다비
문도 인각·종훈·수불 스님 등

불교 정화시기 조계종의 기반을 닦고 세계불교도의 교류에 힘썼으며 불서보급에도 앞장섰던 범어사 동산문도회 문장 나옹당 능가 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이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엄수됐다.

범어사 문장 나옹당 능가 대종사 문도장 장의위원회(위원장 경선 스님)는 6월2일 범어사 보제루 및 다비장에서 ‘범어사 문장 나옹당 능가 대종사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산천초목의 녹음이 짙어가는 6월 초, 청명한 공기 아래 보제루 앞마당에는 능가 대종사의 마지막 향훈을 기리는 스님과 불자들이 가득 찼다. 법석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도량 입구에서부터 발열체크와 손소독이 진행됐고 마스크 착용은 물론 보제루 앞에 마련된 영결식장의 의자 간격을 넓히는 등 안전 수칙이 준수됐다.

범어사 금강암 감원 정만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명종 5타로 시작됐다. 개식 및 삼귀의, 석경, 정우 스님의 집전으로 영결 법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도대표로 인각, 종훈, 수불 스님의 헌향, 헌다, 헌화 의식이 이어졌다. 이후 추도 입정에 이어 전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의 행장 소개, 장의위원장이며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의 영결사, 죽림정사 조실 도문 스님의 추도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전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하,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의 조사가 진행됐다. 내빈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분향 및 헌화, 문도 대표 인사말씀, 49재 안내, 사홍서원으로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법석에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설정, 법주사 조실 월서, 조계종 원로의원 원행, 전 교육원장 무비,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 등 원로 대덕 스님들과 동산문도회 문도 스님들이 대거 동참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영결식 하루 전인 6월1일 범어사 내원암에 마련된 분향소를 조문하며 능가 스님의 원적을 추모했다.

경선 스님은 영결사에서 “스님께서는 일찍이 종단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 헌신적으로 전념해 오셨으며 종단 교육과 사회 사업에 선구적 역할을 해 오셨다”며 “종문에 귀의하여 열반에 드실 때까지 납자가풍을 저버리지 않고, 직지일념으로 무생법인을 깨달아 용무생사의 삶을 사셨으며 불조혜명을 전승하여 이 땅의 조계선문을 빛낸 선지식”이라고 기렸다.

도문 스님은 추도사에서 “98년 동안 사바에 응신보살로 오셔서 원적에 드셨다”며 “조계종단의 큰 기둥이셨으며 주인이셨던 스님의 지혜가 그윽하고 맑고 부드러운 법향이 되어 인천에 가득한 지금 그 크신 공덕을 사모하오니 구품연대의 무상법락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홍파 스님은 조사에서 “큰스님께서는 적멸의 참 도리를 보이셨으나 후학들은 금정산의 낙락장송 무너진 듯 애석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며 “중생을 사랑하심과 헌신 그리고 부지런한 수행의 자세로 항상 귀감이 되어주신 큰스님께서 사바세계를 벗어나 대해탈, 대자유의 피안으로 가시기에 큰 슬픔을 뒤로한 채 옷깃을 놓아드리오니 부디 덕화의 향기는 우리 곁에 남아 중생을 제도해 주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종하 스님 역시 조사에서 “범어사 문도의 어른으로 또 범어사 동산 대종사님을 은사로 득도하여 불교의 정화와 수행가풍 진작에 앞장서신 선각자로서 한국불교 발전과 중생 제도에 크나큰 족적으로 한 생을 다하셨다”며 “열반의 먼 길을 떠나시는 큰스님의 발걸음에 연화장 세계가 펼쳐져 대자유를 증득하시길 합장 기원 드린다”고 염원했다.

재가불자를 대표해 박수관 회장은 “선찰대본산 범어사의 주지로, 또한 동산문도회를 이끈 문장으로서 능가 큰스님께서는 한시도 우리 중생을 저버리신 적이 없었다”며 “특히 삼보불교재단을 설립해 자비행을 실천해 오셨으며 매년 6만부 이상의 ‘불교성전’을 각계각층에 무료로 배포하며 불법홍포에 앞장서신 원력보살의 삶에 옛 조사의 일향구를 바쳐 그 크신 공덕을 새긴다”고 밝혔다.

문도대표 인각 스님은 “은사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문도들은 일심으로 정진하며 전법도생에 힘쓸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인걸 스님도 “대종사의 사자후는 생생히 남아 후학들을 제도할 것”이라고 생전 가르침을 회상했다.

영결식 후 스님의 법구와 만장 행렬은 영결식장을 출발해 범어사 율원, 설법전, 종무소 앞길을 지나 범어사 일주문으로 이어졌다. 일주문 앞에서 노재를 지낸 데 이어 제1주차장과 성보박물관을 지나 범어사 다비장에 도착했다. 곧이어 스님의 법구는 숯과 소나무로 장엄된 범어사 전통 방식의 연화대에 안치됐고 사부대중의 “불 들어갑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연화대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윽고 솟아오르는 불기둥과 함께 짙푸른 금정산의 녹음 사이로 스님의 법구는 지수화풍이 되어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이날 다비식이 시작될 즈음부터 연화대의 불꽃이 타오를 때 허공에서는 짙은 해무리가 생겼다가 한참 뒤 사라졌다. 

능가 스님은 1923년 충북 괴산에서 출생했다. 일본 와세다대 법학과를 졸업한 스님은 1950년 범어사 동산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한국정쟁을 겪은 시기에는 군통역관으로 한국 수호에 기여하기도 했다. 휴전 후 불교 위상 정립에 힘쓴 스님은 조계종 정화 사업에 앞장서며 조계종의 기반을 닦는데 앞장섰다. 특히 1970년 세계불교도대회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한국불교 세게화에 기여한 스님은 이후 한일 불교도연맹을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 또 한국종교협의회를 창립하는 등 종교 간 대화를 주도했다. 세계 평화를 염원한 스님의 이 같은 활동으로 1973년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스님에게 철학박사와 문학박사를 헌정하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무처장, 동국대 재단이사회 상무이사, 불국사 주지, 조계사 주지, 범어사 주지 등을 지낸 스님은 지난 2008년 범어사 동산문도회 문장으로 추대됐다. 무엇보다 사재를 기부해 삼보불교재단을 설립한 스님은 무주상 불교성전 보급에 앞장서고 소외 계층을 위한 자비나눔 실천에도 힘썼다. 이 같은 문서 포교와 보살행의 원력으로 지난 2008년 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조계종의 기반을 닦고 세계평화론을 주창하며 불교성전 보급에도 힘쓴 스님은 5월29일 법납 70세, 세수 98세로 금정총림 범어사 내원암에서 원적에 들었다.

한편 능가 스님의 49재는 6월4일 초재를 시작으로 6재까지 매주 목요일 범어사 내원암에서 엄수된다. 막재는 7월16일이며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봉행된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41호 / 2020년 6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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