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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발자취 따라 1080km…도보순례 대장정

왜 인도 만행결사인가

불교 원류 인도에서 한국불교 성찰…상월선원 천막결사 정신 구현
보드가야 철야정진·영축산 3보1배 등 불교위상 강화·순례문화 제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인도 성지순례 만행결사의 일정을 담은 지도.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인도 성지순례 만행결사의 일정을 담은 지도.

‘천축 하늘 멀고멀어/ 만첩 산이로구나/ 애달플 손 순례자들/ 힘써 오르네/ 저 달은 몇 번이나/ 외로운 배 보냈던고/ 구름 따라 돌아온 이/못 보았네.(天竺天遙萬疊山/ 可憐遊士力登攀/ 幾回月送孤帆去/ 未見雲隨一杖還)’(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중)

인도는 부처님이 무상정등각을 깨치신 후 2600여년간 불교도들의 최고 성지였다. 불교가 전해진 나라라면 어디든지 그곳의 수많은 구법승들이 부처님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인도를 찾았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인도를 향해 떠난다는 것은 진리에 대한 간절함이었으며 생명을 걸겠다는 결연함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는 한국불교사에서 마찬가지였다.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법을 향해 돌아올 기약 없는 길에 기꺼이 올랐다.

▶왜 인도 성지순례인가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이어 걸어서 인도 불교성지를 순례하는 만행결사를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오늘날 한국불교는 1700여년의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으며, 불교의 본 모습과 멀어진 부분도 없지 않다. 한국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인도에서 부처님이 걸었던 길을 걷는다는 것은 불교의 원류인 인도에서 한국불교를 다시 성찰하고 초발심을 되새기겠다는 간절함이 담겨있다. 더욱이 문명의 이기를 배제하고 두 다리에 의지해 성지를 일일이 찾아감으로써 고난 속에서 진리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 스님은 “부처님의 발자취 위에 내 발걸음을 포갠다는 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만행결사 추진 배경은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전통과 현대의 다양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수행문화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안거는 산중 사찰에서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수행공간을 대중적인 장소로 확장함으로써 사부대중이 함께한다는 한국불교의 방향성을 담아냈다. 만행결사는 이 같은 ‘수행불교’ ‘사부대중불교’ ‘세상 속 불교’라는 천막결사의 정신과 수행과 성찰, 진리를 향한 간절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행이 없이는 나와 남을 변화시킬 수 없고, 세상과 함께 하지 않고서는 불교가 설자리가 없으며, 사부대중이 함께 하지 않으면 주인의식 없는 불교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진대중과 외호대중으로 구분해 진행됐던 천막결사와 달리 만행결사는 사부대중으로 결사대중을 구성하고 출재가 구분 없이 함께 수행한다. 정충래 동국대 이사는 “상월선원의 인연으로 어려운 기회를 만나게 됐다. 단기출가한다는 각오로 만행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성지들 순례하나
만행결사는 출가, 성도, 전법, 열반의 길을 따라 걷고 수행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기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초전법륜지 사르나트에서는 사성제와 팔정도, 연기법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성도성지 보드가야에서는 철야정진과 함께 백만원력결집불사로 건립될 예정인 분황사터를 찾아 축원한다. 라지기르에서는 1차 결집이 이뤄진 칠엽굴을 방문하고 3보1배로 영축산을 오른다. 나란다대학을 거쳐 바이샬리를 방문해 아쇼카 석주와 부처님 진신사리를 참배한다. 열반성지 쿠시나가르 열반당과 탄생성지 룸비니 대성석가사에서는 정진의 시간을 갖는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후 24안거를 지낸 기원정사에서 만행결사는 회향한다. 인도 부처님 8대 성지 중 하강지 상카시아를 제외한 7곳의 성지를 모두 참배하는 코스다. 
지객 원명 스님은 “만행결사는 정진, 중흥, 화합, 평화의 상월선원 천막결사 정신을 확고히 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열린 수행의 장으로, 동참을 원하는 누구나 하루 또는 며칠이라도 주인공으로 동행할 수 있다”며 “만행결사는 1700년 불교사를 지닌 한국불교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산티아고 순례길과 같은 불교성지순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신청 010-5416-0616, chananum@hanmail.net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39호 / 2020년 5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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