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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으로 일관한 삶 열반 대안락 누리길”

  • 부고
  • 입력 2020.06.15 14:00
  • 호수 1541
  • 댓글 0

보주당 혜해 선사 5월29일 입적
경주 흥륜사, 6월2일 영결·다비식
한국 비구니 승단의 정신적 스승

6월2일 봉행된 혜해 스님 다비식에서 ‘나무아미타불’ 정근 중인 대중들. 신광스튜디오 제공

“수좌의 마지막 병은 ‘게으름’이다.”

신라 이차돈 성사의 순교지 경주 흥륜사에 비구니 선방을 조성하고 40여년간 수좌의 방일함을 경책해 온 선사,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출가한 인연으로 신계사 복원 불사에 앞장서며 평화 통일을 염원한 지극한 신심의 수행자, 하심과 근검을 몸소 실천하며 스스로는 ‘무위돌’이라고 했지만, 후학들에게 ‘생불(生佛)’로 불린 한국불교 비구니 승단의 정신적 스승, 보주당 혜해 스님이 100수의 세연을 훌훌 털어내고 지수화풍으로 돌아갔다.

보주당 혜해선사 법기 문도장 장의위원회(위원장 법희 스님)는 6월2일 경북 경주 천경림 흥륜사에서 ‘보주당 혜해 선사 법기 문도장 영결식 및 다비식’을 봉행했다. 청명한 날씨 속에서 봉행된 영결식은 관우 스님의 사회와 일엽 스님의 집전으로 봉행됐다. 명종 5타로 시작된 의식은 개회, 삼귀의, 반야심경, 통도사 염불원장 영산 스님의 영결 법요로 이어졌다. 이후 헌다와 헌향,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의 영결사,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의 추모사, 주낙영 경주시장, 전 석남사 주지 도수 스님, 원만행 원정차다례원장의 조사, 문도 인사말 등으로 마무리됐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보주당 혜해 선사께서 일백선상의 사바 인연이 다하여 사다리를 거두고 원적에 드셨다”며 “출가 이래 일평생 대오 견성을 위해 선방이든 일상생활이든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위법망구의 정진으로 일관하신 삶 그대로 법계의 도리를 잘 받아 가져서 열반의 대안락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은 추모사에서 “때로는 방광을 나투시어 내면의 힘을 보이시고, 때로는 해 맑은 미소로 청정심을 드러내 보이신 스님은 부처님 법 만난 것을 항상 다행으로 여기셨고 초지일관 정진의 고삐를 놓치 않으셨으며 후학들에게는 늘 자비로운 미소로 화답하시면서 수행의 정도를 깨우쳐 주신 큰 스승”이라며 “100년을 하루같이 생명 다하시는 날까지 수행자의 기상을 잃지 않으셨던 그 청산으로 자리에 머무시어 저희 후학을 경책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추모했다.
 

다비식은 흥륜사 경내에 조성된 연화대에서 봉행됐다. 스님의 법체는 문도 스님들과 장의위원, 비구·비구니 스님, 신도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연화대로 이운됐다. 이어 “스님, 불 들어갑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붉은 꽃과 잿빛 연기 속에 천년 고도 경주의 허공 속으로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1921년 4월27일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스님은 24세가 되던 1944년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대원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금강산 시절부터 참선 수행에 매진했던 스님은 28세가 되던 해 해인사에서 효봉 스님의 지도로 용맹정진을 시작했고, 성철, 청담, 향곡 스님과 결사에 동참하는 등 정진의 삶을 이어왔다. 

특히 경주 흥륜사에 ‘천경림’을 설립하는 등 비구니 스님들을 위한 수행환경 조성에 앞장섰다. 평생 근검절약과 하심을 몸소 실천하며 후학들을 제접해 온 스님은 윤4월8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하루 앞둔 5월29일, 법랍 77세, 세납 100세로 원적에 들었다. 혜해 스님의 49재는 흥륜사에서 엄수된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41호 / 2020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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