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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시민 의식

기자명 희유 스님

세상은 인드라망처럼 얽혀있고
코로나19도 마찬가지로 연결돼
나 먼저 실천한다는 생각 가져야

코로나19가 좀 잠잠해진다 싶더니 조금씩 해이해진 틈을 타 또다시 우리를 긴장하게 만듭니다. 그간 환자 발생이 없다고 하니 괜찮아졌으려니 생각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져 이런 사태가 또 발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평소 ‘나 하나쯤 안 한다고 뭐 어찌 되겠어’라는 생각이 많은 사람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번 이태원 사건으로 다시 경각심을 가지게 하고 있습니다.

혼잡한 출퇴근길엔 이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으면 탑승하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조치를 한다고 합니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발휘되어야 할 것입니다. 평소 자율권이 주어졌을 때 잘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알아서 잘하도록 자유가 주어지면 그 자유엔 권리만이 아닌 의무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권리만 누리고 의무는 나 몰라라 하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이 되는 것일 테지요.

사실 복지관에서도 이런 문제가 되는 경우들이 간혹 있습니다. 어르신들께 늘 선배시민이라 칭하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노후를 살아가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자칫 선배시민이 완장이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 때 선배시민으로서 권리에는 항상 의무가 따른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들의 수행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하는데 오늘 하루쯤 빠져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이젠 쭉 이어져 수행과 기도는 저만치 비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기도는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자기 자신을 잘 다스려야 내 주변도 환하고 밝게 빛날 것입니다.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데 어찌 타인과의 약속을 잘 지켜 나갈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기도든 수행이든 자신과의 약속인 만큼 잘 지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세계는 인드라망처럼 그물로 얽기 설기 엮여있다고 합니다. 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을 던지는데 그물코 하나가 빠진 것이 있다면 고기는 그곳을 빠져나가서 잡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코로나19도 바로 인드라망인 그물로 얽혀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평소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하지 말고 나부터 먼저 실천한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각자의 자유를 만끽할 줄 아는 그런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장엄론경’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당신이 많은 것을 듣고 배워도 이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장님이 등불을 들어 남을 밝혀주는 것과 같다. 그리고 자신이 등불을 들고 있어도 자신 스스로는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많은 것을 듣고 알아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등불을 가지고 있어도 불이 있는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작은 것이라도 나부터 먼저 실천한다는 생각으로 생활을 한다면 그간 우리들이 보여 주었던 멋진 시민의식이 더욱 성숙된 시민의식이 될 것 같습니다. 

희유 스님

하루빨리 평범했던 우리들의 일상이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자신의 건강한 일상이 곧 사회의 건강한 일상으로 가는 길임을 잊지 마시고 건강과 수행을 잘 실천하시길 기원합니다.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mudra99@hanmail.net

 

[1541호 / 2020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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