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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스트레스와 명상

감정에 대한 이해·긍정적 인생관에 도움

부정적 감정·불안한 생각 결합되면
호르몬 균형 깨지고 면역계 악영향
정기적 명상은 스트레스 통제 도움
일상생활 속 태도 근본적 개선 가능

인류가 진화하는 동안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반응하는 일이었다. 기분 좋고, 배부르게 먹고, 편안하게 쉬는 것 등 즐거움에 대처하는 것보다는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의 습격을 피하거나 공격하는 것 등의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반응이었다. 생존에 위협을 느꼈을 때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위기 반응이 바로 ‘투쟁-도피(fight or flight)’ 반응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은 비상사태가 되면서 팽팽한 긴장 상태인 ‘투쟁-도피’ 반응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은 원시시대와 같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던 먼 과거에는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과거처럼 호랑이나 사자 등 생명을 위협하는 동물들을 마주칠 필요가 없어 그때 만큼 ‘투쟁–도피’ 반응이 필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언제 어디서나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초긴장 상태로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스트레스에 직면하면 교감 신경계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작동시켜 반응 불길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동시에 부정적 감정과 불안한 생각이 결합되면서 혈액 속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고 장기적으로 면역계와 심장에 영향을 끼친다. 만약 이런 반응을 오래 내버려 두거나 거듭해서 일어나게 허용하게 되면 온몸의 조직이 손상 받아 온갖 종류의 육체적인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몸속에 저장되고 내면화되어 각종 심각한 질병을 초래한다. 물론 적당한 양의 스트레스는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 뿐더러 때때로 이로울 수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정도의 스트레스는 일상에서 다스릴 수 있다. 오히려 단기 스트레스는 천연 진통제를 분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는 스트레스는 만성통증을 유발하고,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며, 뇌의 기억 세포를 망가뜨리고 허리에 지방을 축적해서 심장질환, 암, 기타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한 요인이 된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는 통증에 대한 뇌의 정상적인 반응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완화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긴장, 심혈관계 질환, 혈압 상승, 내적 불안, 기분 저하, 우울증을 포함한 만성질환으로 건강에 상당히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영향이 상당히 다르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 스트레스가 더 악화될 수도 있고 약화 될 수도 있다. 잠재적인 스트레스 유발요인에 직면했을 때 알아차림과 비판단적 관찰을 통해 내 몸이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시로 심호흡을 해보자. 그러면 신체적 반응을 면밀히 관찰할 수 있게 되고, 생각과 감정을 더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생각의 내용에 빠져들지 않고 생각을 ‘정신적 사건’으로 한걸음 떨어져 관찰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요인과 스트레스 반응 사이에 정신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즉각적인 자동 반응에서 벗어나 의식적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정기적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통제해가는 삶의 기술을 배우면, 특별한 약물 복용 없이도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다. 이처럼 마음챙김은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그 이상이다. 일상생활에서 우리 자신을 대하는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 결과 자신의 감정과 신체적 감각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키움으로써 사회적 현상에 보다 폭넓은 인식을 갖게 된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세상을 새롭고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포용하여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41호 / 2020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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