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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어느 비구니 스님이 체험한 가피

기자명 광우 스님

“꿈속에 받은 수술은 관세음보살님 보살핌이었네”

“심장 마비로 절명할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 받은 노스님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님 도와주세요” 정성스레 기도 
그날 밤 뱃속서 덩어리 꺼내는 꿈꾼 뒤 통증도 씻은 듯 나아

그림=육순호
그림=육순호

인생은 결코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때로는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고 때로는 힘들고 괴로운 일도 있다. “삶은 불만족의 연속이다”라는 경전의 말씀이 있다. 중생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부른다. 한문으로 ‘인토(忍土)’라고 번역한다. ‘참고 견뎌야 하는 세상’이란 뜻이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뜻하지 않은 삶의 난관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내가 지은 인연의 흐름’이라고 본다. 그리고 내가 지은 업보의 숙제와 빚을 끊임없이 닦아 나가야 한다.

중생이 살아가며 등에 짊어진 업보의 짐이 너무 무거울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갑작스럽게 생각조차 못한 고난이 밀어 닥칠 때도 있다. 도저히 이겨내기 힘든 장애가 닥쳤을 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불보살의 가피를 발원하고 기도를 하다 보면 내면에서 용기와 힘이 솟구치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간절한 염불은 기적을 만든다. 불보살의 가피는 불교의 오랜 역사 속에서 증명된 실증의 세계이다.

미국에서 한국불교를 포교하고 있는 ‘수연’이란 법명의 비구니 스님이 계신다. 수연 스님은 현재 70세이다. 전법과 포교에 전념하며 몸을 아끼지 않고 정진하던 때에 몇 달 전부터 갑자기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였다. 일시적인 현상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가슴의 통증과 답답증은 더욱 심해졌다. 몸을 무리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되자 스님은 진료를 받았다. 그 때가 작년 1월14일이었다. 뉴욕에 가서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의학 박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았다. 지인이었던 박사님은 심히 걱정하고 안타까워하면서 심장 마비를 조심하라고 몇 번이나 경고를 주었다. 어서 빨리 큰 병원에 가서 정밀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하라고 박사님은 거듭해서 충고하였다. 다시 절로 돌아온 스님의 마음은 너무나 착잡하고 심란하였다.

1월16일 저녁이었다. 예불을 마친 스님은 부처님을 모신 불단 앞에서 정성스럽고도 간절한 마음으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애타게 불렀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마음으로 발원하였다.

“부처님이시여, 관세음보살님이시여! 제가 앞으로도 할 일이 많은데 이제 어찌해야 할까요. 가슴이 너무나 아프고 답답합니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간절한 염불과 발원을 마치고 스님은 그 날 일찍 잠에 들었다. 그리고 스님은 생생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스님은 편안히 누워 있었다. 누구인지 얼굴은 보이지 않는 연한 회색 가운을 입은 다섯 분이 눈앞에 나타나셨다. 순간 허공에서 큰 빛이 내려와 자신의 뱃속을 비췄다. 그리고 가운을 입은 다섯 분이 수술을 시작했다. 

누워있는 스님의 가슴과 배를 절개해서 활짝 열고는 뱃속에서 무언가를 계속해서 끄집어내고 있었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전혀 아프지는 않았다. 다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게 무슨 일인가’하고 걱정과 근심이 들 뿐이었다. 뱃속에 있는 덩어리를 모두 끄집어내고 수술이 끝났다. 수술이 끝남과 동시에 저절로 눈이 탁하고 떠졌다. 옆에 있는 시계를 보니 새벽 3시였다.

“희한하다. 무슨 꿈인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가슴이 시원하고 온 몸이 상쾌하였다. 오랫동안 가슴을 짓누르던 통증과 답답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스님은 다음 날 예약했던 병원으로 찾아가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정상이었다. 스님은 확신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모든 것은 불보살님의 가피라고. “부처님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님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소중히 여겨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겠습니다.”

정성스럽고 간절한 기도는 틀림없이 성취가 된다. 수많은 불자들이 기도를 통해 수많은 가피를 성취하였다. 그런데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를 해도 아무런 성취를 느끼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이거 다 헛 기도를 한 것은 아닌가?”

오히려 의심을 일으킨다.

기도가 성취되지 않는다면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세 가지를 살펴보겠다.

첫째, 나의 기도가 정말 정성스럽고 간절했는지 반성해보라. 흔히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제대로 열심히 기도하지 않고서, 혹은 그저 망상 속에 시간만 축내면서 기도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정말 올바로 기도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둘째, 전생의 업장이 너무 두꺼우면 기도 성취가 더디다. 불교는 인과업보의 가르침이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가 자신이 지은 인연의 결과들이다. 전생에 지어 놓은 복이 없거나, 과거에 지은 업보가 두꺼우면 기도 성취가 느리게 된다. 하지만 꼭 명심해야 한다. 기도 성취가 되지 않아도 기도한 것 자체가 이미 공덕을 쌓고 있는 과정이다.

셋째, 혹시 기도하다가 오히려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사람들이 자신의 기도가 잘못 되었는가 의심하고 불안해한다. 절대 근심 걱정하지 말라. 수행 정진하다가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은 ‘크게 받을 것을 작게 받고 있는 업장 소멸의 과정이다.

‘금강경’에서 말씀하시길,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지니고 읽고 외우는데도 다른 사람들이 천대한다면, 이 사람은 전생의 죄업으로 지옥에 떨어져야 하는데, 세상 사람들에게 천대 받은 것으로 죄업이 소멸한다”고 설하셨다.

기도를 하면서 욕망의 집착을 버리고 오직 ‘내가 지은 악업을 소멸하고 ‘선업과 공덕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닦아나갈 뿐이다.

용수 보살의 대지도론에 이런 가르침이 있다.

“불보살님이 소원을 이뤄주신다는 말씀도 결국 중생을 제도하려는 방편일 뿐, 불법의 핵심은 아니다.”

기도의 목표는 윤회의 쾌락을 위한 소원 성취가 아니다. 기도의 진정한 목표는 깨달음을 향한 마음의 수행이다.
마음을 닦는 진정한 불제자의 길을 걸을 때 비로소 모든 불보살님이 그를 가리켜 칭찬하고 찬탄하시리라.

광우 스님 마음수행법회 지도법사 kgk515@hanmail.net

 

[1542호 / 2020년 6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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