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일부 직원들이 제기한 공금횡령 및 할머니들 학대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시민단체들의 현장조사로 기대를 품게 했던 정상화가 또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할머니들 학대’에 대해서는 의견조차 들으려 하지 않은 채 내부고발 직원들만 두둔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나눔의집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6월23일 법인 이사진 및 시설운영자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중도적 입장과 객관성을 견지하며 진상 파악에 나설 시민단체들이라 판단했기에 나눔의집 이사진과 시설운영자는 흔쾌히 동의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는 24일 면담에서 “할머니들의 학대, 후원금 사용처 등의 문제는 추후에 논의하자”며 “오늘은 내부 고발한 일부직원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특히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김대월 학예연구사 외에 조리사와 요양보호사 등 다른 직원들 의견을 들어보자는 법인 측 의견은 묵살했다.
공금횡령 의혹 사안도 꼼꼼히 따져 볼 문제이지만 교계의 사부대중과 국민의 정서를 감안할 때 ‘할머니들 학대’ 파급력은 엄청난 것이기에 그에 대한 진위여부는 매우 중요했다. 음식도 제대로 대접하지 않고, 병원비도 지출하지 않았다는 등 세간의 보도는 할머니들을 아예 방치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교계 신문들은 심도 있는 취재를 통해 ‘왜곡’이었음을 보도 했지만 교계 밖의 일반 매스컴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 한마디의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진상조사위가 면담을 통해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할머니들 학대’에 대한 진의여부였다. 그러나 이 단체는 내부고발 직원의 안위에만 초점을 맞췄다. 직원 채용 등의 인사권강행, 나눔의집 사업방향 개입, 법인 후원금 계좌 및 공인인증서 소유 등 내부고발 일부 직원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듯 묻지도 않고 “내부 고발한 일부 직원들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만을 고집했다는 게 반증한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편파적 행보만 보인다면 진상파악은 고사하고 갈등만 더 깊게 조장할 뿐이다.
[1543호 / 2020년 7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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