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난쟁이 밧디야 통한 교화
24. 난쟁이 밧디야 통한 교화
  • 이필원 교수
  • 승인 2020.06.30 10:11
  • 호수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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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비구는 신통과 위력 갖추었다”

못생기면 못한다는 선입견 가져
추악하고 왜소한 밧디야 보면서 
비구들 경멸하고 멀리 경계하자
부처님 “분별망상에 불과” 설해 

예부터 잘생기고 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외모가 출중한 사람의 경우 다소 큰 실수를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너그러이 봐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작은 실수라도 하게 되면 정색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잘생긴 사람은 뭐든 잘 할 것 같고 못생기고 추한 사람은 뭐든 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는다. 설혹 잘 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평가하는 데는 인색하다. 왜 그럴까? 여기에는 우리의 지독한 편견과 선입견이 자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수행도 그럴까?

‘상윳따니까야’에 ‘난쟁이 밧디야의 경(Lakuṇṭakabhaddiyasutta)’이란 경전이 있다. 이 작은 경전에는 난쟁이 밧디야 존자에 대한 이야기가 전한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붓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저 못생기고 추악하고 왜소해서 비구들이 경멸하는 비구가 오는 것을 보는가?

[비구들] 예, 세존이시여!

[붓다] 비구들이여, 저 비구는 위대한 신통과 크나큰 위력을 갖고 있다. 저 비구가 이미 도달한 신통의 경지는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양가의 자제들이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했듯이, 그는 위없는 청정한 삶을 바로 여기에서 스스로 곧바로 알고 깨달아 성취했다.(SN.II, p.279)”
밧디야 존자는 정말 못생기고 추한 외모를 지녔는데 게다가 체구도 왜소하기 그지없었던 것 같다. 이러한 외모를 지닌 존자는 다른 수행자들에게 경멸의 대상이었다. 수행자들도 이렇게 본다면, 일반 재가신자들에게 그는 어떻게 보였을까? 그리고 그가 탁발을 가게 되면 제대로 탁발이나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부처님은 이러한 밧디야 존자가 오는 것을 보고 비구 수행자들이 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고 계셨다. 그렇기에 ‘그대들이 추하다고 경멸하는 비구가 오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가?’라고 묻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어 부처님은 그대들이 경멸하는 밧디야 비구는 이미 큰 위력을 지닌 수행자이며 깨달은 성자임을 선언하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와 깨달음은 사실 관련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은 누누이 모든 구성된 존재는 변화하며, 소멸하는 존재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는가. 하지만 여전히 분별심에 사로잡힌 수행자들은 수행의 결실은 보지 못하고, 외모에 사로잡혀 바르게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의 게송으로 수행자들의 분별심을 지적하고 계신다. 

“이와 같이 실로 사람들 가운데 왜소하더라도 지혜를 지닌 자, 그가 실로 사람들 가운데 위대한 자이다. 커다란 몸뚱이를 지닌 바보와는 다르다네.(SN.II, p.280)”

형색을 갖고 판단하는 자를 어리석은 자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곧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에 속아서 너무나 쉽게 판단해 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올바른 가르침, 즉 정법이 파멸되어 버리는 것은 다른 어떤 것 때문이 아니라, 바로 ‘어리석은 사람들 때문’(SN.II, ‘정법에 대한 허위적 조작의 경’)이라고 말씀하신다.

의사 지와까의 여동생으로 유명한 절세미녀 시리마(Sirimā)를 연모한 한 비구 수행승이 상사병에 걸린 일이 있었다. 그런데 시리마가 그만 죽고 말았는데, 부처님은 그녀의 시신을 화장하지 말고 그대로 두게 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시신은 부패하기 시작했고 역겨운 냄새가 났다. 부처님은 사람들과 수행자들을 불러 모으고 돈을 내고 이 여인과 하룻밤을 보낼 자를 찾았다. 살아서는 누구나 천금을 내더라도 같이 지내고 싶었던 여인이었지만 썩은 시신이 된 그녀에게 욕망을 품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형색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부처님은 사람들에게 사람의 외모나 배경, 출신 가문을 갖고 평가하지 말고 그 사람의 행동거지를 보고 평가하라고 말씀하신다. 밧디야 존자가 비록 볼품없는 외모를 가졌지만 존자는 진정한 영웅의 면모를 지닌 성자임을 증명함으로써 부처님은 어리석은 대중들을 일깨우신 것이다.

이필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nikaya@naver.com

 

[1543호 / 2020년 7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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