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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가장 오래전 인쇄된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국보 된다

  • 성보
  • 입력 2020.06.30 15:04
  • 수정 2020.06.30 15:10
  • 호수 1544
  • 댓글 0

문화재청, 6월29일 '삼국유사 권4~5' 국보 지정 예고
학술적 중요성 크고 상태 양호 서지학적 가치 인정
‘지정조격’‧건축화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 보물 예고

문화재청 제공.
6월29일 국보로 지정 예고된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4~5’ 내지. 문화재청 제공.

고려 일연 스님(一然, 1206~1289)이 1281년(충렬왕 7년) 편찬한 한국 고대사 연구의 보고(寶庫) ‘삼국유사’가 국보로 승격된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삼국유사 권4~5’는 현존하는 판각본 중에 인출(印出) 시기가 가장 빠른 1394년 자료다. 상태 역시 양호하다는 점에서 서지학적 가치가 인정됐다.

문화재청은 6월29일 범어사가 소장한 ‘삼국유사 권4~5’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삼국유사’는 1281년 고려 충렬왕 7년 일연 스님이 편찬했다. 고조선부터 삼국시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화 등을 종합했다는 점에서 한국 고대사 연구의 보고로 일컬어진다.

국보 지정을 앞둔 범어사 소장본은 2002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1책으로 전체 5권인 삼국유사의 권 4~5만 남은 낙질본이다. 범어사 초대 주지를 역임한 오성월(吳惺月, 1865~1943) 스님이 소장하다 1907년쯤 범어사에 기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존하는 동종 문화재 가운데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본으로 알려져 이미 국보로 지정된 판본들 못지않게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은 기존 지정본에서 빠진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는 점이다. 또 1512년(중종 7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단 점에서 역사‧학술적인 중요성이 크다. 조선 초기 찍은 ‘삼국유사’ 판본들을 비교 검토하면서 원문 내용을 확인하는데 필수적인 자료로 꼽히고 있다. 앞서 서울대 규장각 소장 완질본과 개인 및 연세대박물관 소장 낙질본 등이 2003년과 2018년 국보로 지정된 바 있다.

문화재청 제공.
6월29일 국보로 지정 예고된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4~5’ 표지. 문화재청 제공.

아울러 서체, 규격, 행간(行間) 등에 있어 1512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양상을 보여 조선시대부터 판본학적으로도 중요하게 인식됐으며 단군신화(檀君神話)를 비롯해 향찰(鄕札, 신라식 음운 표기방식)로 쓴 향가(鄕歌)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많은 참고가 된다는 게 문화재청 측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삼국유사는 종교, 역사, 지리, 문학, 언어, 민속, 사상 등 다양한 분야에 거쳐 고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라며 “인류문화사적 의의를 감안한다면 국보로 지정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와 더불어 2건의 다른 고문헌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14세기 고려로 전해져 현재 세계 유일본으로 남아있는 원나라 법전 ‘지정조격(至正條格)’과 18세기 후반 정조 임금의 친위부대 장용영의 도성 안 본영(지휘본부)을 담아낸 평면도안·채색화 묶음인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이다.

문화재청 제공.
6월29일 보물로 지정 예고된 현존 유일 원나라 법전 ‘지정조격’. 문화재청 제공.

'지정조격’은 국내외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된 현존 유일 원나라 법전으로 경주 양동마을의 경주손씨 문중에서 600년 넘게 전래돼 온 문적이다. 원나라는 1323년과 1346년 두 차례에 걸쳐 법전을 편찬했지만 명나라 초기에 이미 중국에서는 원본을 찾을 수 없게 됐다. 2003년 우리나라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고문서조사 연구진이 발견해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됐다.

‘지정조격’은 고려 말에 전래돼 우리나라 법제사와 문화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고려 말까지 형사법 등의 기본법제로 채택됐고 조선에서는 ‘경국대전’ 반포 이전까지 중국의 법률과 외교, 문화 제도를 연구하는 데 주요 참고서로 활용됐다.

문화재청 제공.
6월29일 보물로 지정 예고된 ‘장용영 본영 도형 일괄’. 문화재청 제공.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壯勇營 本營圖形 一括)’은 정조(正祖, 재위 1776~1800)의 친위부대였던 장용영(壯勇營)이 주둔한 청사의 본영(本營)을 1799년(정조 23년, 기유본), 1801년(순조 1년, 신유본)에 그린 건축화다. 채색화 1점과 일종의 평면도안인 간가도(間架圖) 2점으로 구성됐다. 장용영의 전반적인 현황과 관청의 증개축 변화를 기록해 왕에게 보고하기 위해 만든 자료이기 때문에 정확한 축적에 기초한 평면도와 정교한 필치로 건축물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없어져 형체를 알 수 없는 장용영의 정확한 규모와 세부 건물의 배치와 기능을 알려주는 자료로서 정간 구획의 대형 평면도와 이와 합치하는 채색 건물도가 함께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이자 유일한 도형이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 예고된 ‘삼국유사 권4~5’를 비롯해 보물로 지정 예고된 ‘지정조격 권1~12, 23~34’ 등 총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4호 / 2020년 7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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