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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불화’·일상의 ‘드로잉’, 미의 본질을 탐구하다

  • 문화
  • 입력 2020.07.02 20:05
  • 수정 2020.07.02 20:10
  • 호수 1544
  • 댓글 0

아트로직 스페이스, 조이락 초대전
고려불화 재현작·드로잉 20점 전시
마음 깊은 곳 잊힌 순수함 일깨워

“애벌레 한 마리가 길을 갑니다. 올챙이 모여든 작은 웅덩이, 갈대 우거진 언덕 길, 상수리 잎을 스치는 바람결, 무에 숨은 무꽃, 태산목, 잎사귀…. 이런 드로잉을 하던 어느 날, 우연히 본 수월관음도 한 폭은 또 다른 순례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관음을 향해 달려온 시간들…. 허공 가득히 꽃 만발합니다.”

‘양류관음도’, 142×57cm, 비단에 진채, 2015년.

고려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불화의 맥을 잇고 있는 조이락 작가가 서울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서울 종로 아트로직 스페이스가 조이락 작가 초대전 ‘숨은 꽃_님에게 가는 길’을 연다. 7월1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고려불화 재현작 4점을 비롯해 20여점이 소개된다.

이번 초대전이 그동안의 전시와 차별되는 점은 고려불화 재현작과 그의 드로잉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 작가는 서양화가로 활동하다 우연히 본 수월관음도에 매료돼 다시 불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모사와 보존과학 부문 문화재수리기능자로 불교회화연구소와 정재문화재보존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하고 현재는 감로문화재모사연구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고려불화를 소재로 개인전과 초대전 등 40여회의 전시회를 가졌으며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청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 중이다. 특히 2015년 LA 프록시플레이스 갤러리, 2017년 뉴욕 프러싱타운홀, 2019년 뉴욕 맨하탄 티벳하우스에서 고려불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전했다.

‘숨은 꽃’, 66×96cm, 한지에 보이찻물 오일스틱 석채, 2003년.

이번 전시에서는 두 가지 관점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고려불화 재현작은 나를 내려놓는 수행의 과정이며, 드로잉은 수행이 일상과 연결되는 지점을 자연친화적인 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기를 대면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사람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각자의 삶에 질문을 던진다. 개인의 삶을 이끌어내는 법을 모색하는 내적 탐구의 시기, 조이락 작가의 작업은 관객들에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잊힌 순수함을 일깨운다.

아트로직 스페이스는 “한때 서양문물이 적극적으로 도입되면서 서양의 것이 더 우월하단 무의식이 생겨났고, 이 의식이 역전돼 보다 토양적이고 본질적인 미를 추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시기가 도래했다”며 “조이락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을 통해 우리 전통의 본질적 측면부터 탐구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44호 / 2020년 7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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