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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가풍 새긴 ‘주련 목록화’ 의미 있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7.13 11:08
  • 호수 1545
  • 댓글 0

국보·보물로 지정된 건조물문화재 622건, 부속기록물 1485개, 관련 기록물 4만579개를 전수조사 한 문화재청이 올해 12월까지 관련 자료들의 목록화(DB)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아울러 이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누리집’ 등 온라인에 게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화재청이 집대성하고 있는 자료 중에서도 현판, 주련, 비문, 각자, 묵서 등을 포함한 부속기록물에 눈길이 쏠린다. 현판과 주련의 대부분이 사찰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에 대한 번역작업까지 마쳤다고 한다.

사찰에서는 ‘현판’이라는 용어보다는 ‘편액’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현판은 나무 판에 글씨를 써 건물에 걸어놓은 것을 이르는데 각종 시문이 새겨져 있다. 편액은 글씨를 쓴다는 ‘편(扁)’과 건물의 앞과 높은 곳을 의미하는 ‘액(額)’이 결합한 것으로 전각의 용도 정보를 담고 있다. 문화재청이 조사한 ‘현판’ 자료에는 ‘편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주련(柱聯)은 세로로 쓴 글씨를 기둥마다 시구를 연계해 걸었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는데 부처님을 찬탄하는 경전 속 말씀과 선사들의 오도송이 주류를 이룬다. 문화재청이 파악한 ‘주련’ 대부분은 사찰의 주련일 가능성이 높다.

현판과 주련의 글씨를 누가 썼느냐에 따라 산사의 품격과 역사를 더해주기도 한다. 마곡사 대웅보전 편액은 신라의 김생(711∼791)이 쓴 것인데 현존 편액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의, 경허, 서옹, 석주 스님을 비롯해 공민왕, 최치원, 김생, 김정희 등의 명필가가 쓴 편액과 주련을 유수의 사찰들이 품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도 편액과 주련을 통해 산사의 역사, 불교의 핵심 교리, 선의 진미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한문으로 씌어져 있고, 누가 썼는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려워 불자라 해도 감상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문화재청의 계획대로라면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산사 스님들의 일상에서도 주련을 마주한 채 자신을 성찰하며 정진하는 수행가풍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기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1545호 / 2020년 7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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