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3. 정견의 눈

기자명 법장 스님

자기 생각을 부처님 말씀처럼 둘러대면 ‘외도’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서
거짓된 마녀사냥과 여론몰이
불교에선 큰 잘못으로 여겨
율장 통해 속이는 행위 경계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20세기와는 많은 것이 변화되었다. 그중에 정보의 검색과 공유가 편리해지며 언제 어디서라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찾아보고 알 수 있게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책 한 권 읽고 싶어도 서점을 찾아가야 했고,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전문서적이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었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손바닥 안에서 세상을 들여다보고 수많은 정보와 지식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앞으로도 우리의 삶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고 그 변화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달은 또 다른 문제를 안겨주기도 한다. 넘치는 지식과 정보 속에서 무엇이 바른 것이고, 어떤 것이 진실인가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거짓정보들도 넘쳐나고 있다. 이익과 관심을 받기 위해서 자극적인 내용이나 영상을 인위적으로 만들거나 조작하여 진실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들이 이미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도 많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외출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주제를 객관적 자료도 없이 마음대로 해석한 영상을 공개해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것이 한두 명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위험하지만 한 회사나 단체에 큰 영향을 주어 마치 마녀사냥을 하듯이 여론몰이를 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대해 정작 본인들은 무거운 책임감이나 사명을 지닌 것도 아니고 진실이 밝혀지고 나면 나몰라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리고 이런 정보에 속아 선동된 사람들 중에는 그 거짓정보에 지나치게 빠져 진실을 진실로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하는 경우도 생겨난다. 이처럼 잘못된 지식이나 거짓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어 많은 사람들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것은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선 사회를 분열시키고 사람들의 삶을 해치는 무거운 죄인 것이다. 

이에 사회의 사기죄와 같이 불교에서는 ‘범망경’ 제18경계인 ‘허위작사계(虛僞作師戒)’를 제정해 이러한 행동을 금지시킨다. 특히 이 계는 경전과 율장의 내용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거나 거짓으로 안다고 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엄중하게 금지시킨다. 이는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행동 자체로 불교를 파괴하는 행위이기에 더욱 경계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문제와 같이 불교에서도 자기 개인의 사상과 생각에 맞게 경전을 해석하거나, 수행을 만들어 포교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알려주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복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특정 기도를 하면 악업을 소멸한다고 하거나 병이 치료된다고 하는 등의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개인의 이익을 취하고 불교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가는 행위는 엄중하게 금지시켜야 한다. 

자신에게 수행과 교학이 부족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하루하루 수행을 닦아나가며 거기에서 얻어진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되지만, 그러한 부끄러움조차 없이 자기 생각을 마치 경전의 말인 것처럼 둘러대며 사람들을 속이고 이익을 취한다면 그 자체로 불교를 파괴하는 외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재물이나 이익은 그 사람을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언젠가는 자신이 속인 대중들에 의해 반드시 처벌받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성도를 이루시고 그 깨달음을 사람들이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시고 열반에 들어가려고 하셨다. 그때 범천의 권청에 의해 중생제도의 서원을 세우시고 한 평생을 각각의 근기에 맞춰 설법을 하시고 열반으로 이끌어주셨다. 이처럼 사람들을 가르치고 일깨워준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고 한 사회를 변화시켜 온 세상이 바른 길로 들어서도록 이끌어주는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가 따르는 것이다.

법장 스님 해인사승가대학 교수사 buddhastory@naver.com

 

[1545호 / 2020년 7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