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일념불생’이 ‘계정혜’
27. ‘일념불생’이 ‘계정혜’
  • 선응 스님
  • 승인 2020.07.13 17:27
  • 호수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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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보고 마음 생하지 않음이 불생

선정 인해서 청정한 지혜 발현
선정 떠나서 성인의 길은 없어
한마음 없으면 계정혜 갖춘 것
화두와 마음이 ‘심경일여’ 해야

42장은 ‘원각경’에서 “걸림 없는 청정한 지혜는 다 ‘선정’을 인해서 생한다”고 설한 내용이다. 서산대사가 해석하시길 “‘범부’를 넘어서 ‘성인’에 들어가고, ‘좌탈입망(坐脫立亡)’하는 것은 다 ‘선정(禪定)’의 힘이다. 그러므로 ‘성인’의 ‘길’을 구하려면 ‘선정’을 떠나서는 ‘길’이 없다”고 했다. 이것은 규봉종밀(圭峰宗密, 780~841)의 ‘도서’에서 “‘삼승(성문연각보살)’은 ‘선정’을 닦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좌탈입망’이란 ‘선원청규’에서 ‘좌탈’은 ‘앉아서 염불하며 입적하는 것’이고, ‘입망’은 ‘서서 합장하고 염불하며 왕생하는 것’으로 모두 완전한 ‘열반’에 드는 것이다. 

‘동문(洞聞, 1543∼1604)선사탑명’에서 “옛날에 도를 증득한 사람은 여환삼매(如幻三昧, 작용이 자재한 삼매)에서 ‘좌탈입망’하셨다”고 한 것을 말한다. ‘선정’에서 ‘선(dhyana)’은 사유이고, ‘정(samadhi)’은 ‘집중’이다.

‘육조단경좌선품’에서 “‘선정’이란 밖으로 주하지도 물들지도 않고 활달한 작용이 있는 것이 ‘선’이고, 마음이 안으로 청정하고 명료해서 안정되게 주하는 것이 ‘정’이다. 안은 ‘선’이고 밖은 ‘정’을 말한다. 이 ‘선’과 ‘정’이 하나로 같으면 외부에 대해서 5욕(재‧색‧식‧명‧수)과 6진(색‧성‧향‧미‧촉‧법)의 세간생사의 모든 형상에 ‘동요하지 않는 마음’이 된다. 이 ‘선’에 나아가서 안으로 마음의 이면에 탐욕과 애정과 물들고 집착하는 것이 없이 ‘선정’을 참구하면 어두운 방에 있어도 빛을 내는 것과 같다”고 하며, ‘심경’에서 “깊이 지혜바라밀을 행할 때 비추어 보고 일체 고통과 액란을 초월한다”고 한 것이다. 

‘계정혜’에서 ‘계율(지, 멈춤)’과 ‘선정(관, 삼매)’으로 ‘지혜’가 발현된다. ‘선정’의 종류는 ‘행주좌와’와 ‘어묵동정’의 일상에서의 ‘간화선’과 ‘염불’과 ‘진언’ 등의 ‘염불선’이다. ‘길’은 ‘8정도’ ‘6바라밀’과 ‘견성성불’이다. 

43장은 “마음이 ‘선정’에 있으면 세간에서 ‘생멸’하는 모든 형상을 알 수 있다”이다. ‘유교경’에서 “만일 ‘마음을 포섭한’ 자라면 ‘삼매’에 있기 때문에 ‘법상’을 알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게송은 “빈틈에 햇살이 비쳐서 먼지는 날리고 청정한 연못바닥에는 ‘영상(마음에 비친 대상의 모습)’이 밝고 밝구나”이다. ‘도서’에서 ‘선정’의 경지를 “미세한 습관과 감정의 ‘생멸’이 ‘적정한 지혜’로 뚜렷하게 밝다.(…) 어찌 ‘비워서 침묵을 지키는 어리석은 선’과, 단지 ‘문자만 탐구하는 미친 지혜’에 비교하겠는가?”한 것은 ‘묵조선’이나 ‘교종’의 해석과 논쟁은 ‘선정지혜’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44장에서 “‘경계’를 보고 ‘마음’을 생하지 않는 것을 ‘불생’이라고 하고, ‘불생’을 ‘무념’이라고 하며, ‘무념’을 ‘해탈’이라고 한다”고 했다. 

‘경덕전등록’에서 무주(保唐無住, 714~774)선사에게 상국 두홍점(杜鴻漸, 709~769)이 “무엇이 ‘불생불멸’이며, 어떻게 해탈하는가?”라고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무주는 당나라시대 ‘보당종’을 세우고 ‘무념선법’을 선양했다. ‘종보본 육조단경’에서는 와륜(臥輪, 7세기)의 법어를 듣고 육조대사가 “‘깨달음’이란 ‘기량’도 없고 끊을 ‘생각’도 없이 ‘경계’를 대해서 ‘마음’이 ‘생하지 않는 것’이다”고 했다. ‘남종선’과 ‘무념선’의 차이는 ‘끊는다’는 마음도 ‘생’하지 않는 것이다.

‘돈황육조단경’에서 “‘무념’이란 항상 자신의 ‘성품’이 청정해서 ‘경계’에 대해 떠나지도 않고 물들지도 않고 오고 가는 중에 자유로워 ‘반야삼매’에서 ‘자재해탈’하는 것이 ‘무념행’이다”라고 한다. ‘육조단경’은 대략 ① 돈황본(C.E. 1943발견) ② 법해본(C.E. 750, 1907영국) ③ 혜흔본(C.E. 967 교토흥성사) ④ 계숭본(C.E. 1056(宋), 조계원본) ⑤ 덕이본(C.E. 1290. 고려보조지눌유포) ⑥ 종보본(C.E. 1291, 원‧명유행)이 중요하다. 

요약하시길 “‘계‧정‧혜는 ‘하나’에 ‘셋’을 갖추었으니 ‘하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무주전’에서 “‘한 마음’이 생하지 않으면 ‘계‧정‧혜’를 갖춘다”고 한 내용으로, ‘화두’와 ‘마음’이 ‘심경일여(心境一如)’ 삼매에 있을 때 ‘성인’의 ‘지혜’가 발현된다.

선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 박사 sarvajna@naver.com

 

[1545호 / 2020년 7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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