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뇌의 통합과 명상
26. 뇌의 통합과 명상
  • 신진욱 교수
  • 승인 2020.07.13 17:34
  • 호수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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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집중은 뇌의 특정 회로를 활성·강화해

뇌는 내부와 외부세계가 통합될 때
강한 정신력 건강한 인간관계 형성
명상은 직접적인 세포변화 야기하고
신경회로 재조직화해 수명에도 영향

스마트폰, 이메일, 문자 채팅, 웹 서핑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고, 우리의 의식은 이것들을 통해 항상 외부세계로 향하고 있다. 이렇게 외부세계의 물리적 대상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안타깝지만 우리는 삶을 통합적으로 이끌 수 없다. 우리 정신의 내적 삶과는 만나보지도 못한 채 이러한 신경회로를 재조율하는 최소한의 시간도 갖지 못한다면, 신경의 회로들은 자동화된 선을 달릴 뿐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힘을 유지하지 못한다. 우리의 뇌는 내부와 외부세계가 통합될 때 강한 정신력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대뇌피질, 변연 부위, 뇌간, 몸 전체, 그리고 사회적 세계로부터 서로 다른 정보가 연결될 때 ‘통합’을 이룰 수 있다. 그리고 통합이 이루어짐으로써 자의식, 내부 성찰, 비전, 올바른 의사결정, 공감 그리고 도덕심이 생겨난다. 우리가 명상을 하면 삶을 통합으로 이끄는 전전두엽의 섬유조직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근육이 운동을 통해 강화되는 것처럼 뇌 또한 명상을 통해 주의를 집중하면 관련 부위를 통합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 이렇게 주의를 집중하다 보면 해당 부위에서 신경 점화가 일어나면서 뇌의 서로 다른 부위를 이어주는 연결 회로가 강화되고, 이 신경회로들이 통합으로 나아가게 된다. 명상의 주의집중은 뇌의 특정 회로를 활성화하고 강화하는 방법이며 결과적으로 개개인의 삶에 더 나은 힘을 부여한다.

명상하기는 우리 내면의 바다를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렌즈를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면세계에서 일렁이는 파도에 대해 심도 있는 관찰이 가능하게 되면, 우리 감각의 흐름 속에 현존하면서 또렷한 정신 집중력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내면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는데 자유로워지면 자신의 의도에 따라 필요할 경우 내면 활동을 의식화하여 수정할 수도 있다. 명상을 통해 현재 순간에 집중하면 감정, 주의, 사고,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통합 섬유가 성장하고, 개인의 안녕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가 더욱 자애롭게 향상된다. 

그럼 이제 명상을 연습해보자. 먼저, 코를 통해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미묘한 호흡의 감각에 집중해 보자. 호흡에 집중하다 생각이 산만해지면 주의가 잠시 분산되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자애롭고 부드럽게 주의를 다시 호흡으로 되돌리면 된다. 또는 호흡이 아닌 다른 곳으로 주의가 쏠릴 때 집중을 방해하는 대상에게 이름을 붙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해변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산란해진다면,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억, 기억, 기억’이라고 말하다 보면 어느새 그 장면이 주의에서 사라진다. 내면의 감각에 정신을 집중하는 명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을 반복할수록 단순히 주의력뿐만 아니라 감정과 공감을 담당하는 뇌의 중요 부위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보건데, 뇌의 건강과 온전한 정신의 회복 및 안녕을 위해서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의 많은 연구에서 명상을 통해 면역체계가 강화되고 텔로미어 수치도 증가되는 결과를 많이 볼 수 있다. 우리가 현재의 순간에 더욱 집중할수록, 몸속의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 수치가 증가하는데, 이 효소는 염색체의 끝에 붙어있는 텔로미어를 유지하고 복원함으로써 염색체를 보존한다. 통상적으로 일상적인 스트레스와 노화 과정을 겪으면 염색체 끝의 텔로미어도 서서히 닳아 없어진다. 그렇기에 점차 짧아지고 소멸되어가는 텔로미어를 유지, 복원하는 것이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명상이 몸의 직접적인 세포변화를 야기하고 뇌의 신경회로를 재조직화시킴으로서 장수하는데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신의학이 밝혀낸 것은 현대 사회에서 명상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45호 / 2020년 7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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