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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개 절터 가치 전승할 ‘한국사지박물관’ 건립 추진

  • 성보
  • 입력 2020.07.17 20:07
  • 수정 2020.07.20 17:12
  • 호수 1546
  • 댓글 0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필요성 공감·추진의사 적극 밝혀
총무원 내년부터 타당성 조사 착수…관련 예산 마련에도 나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물 및 사지 연구·전시·교육 시설 등 구상

불교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 한 홍성 상하리사지 전경. 불교문화재연구소 제공.

조계종이 폐사지 성보문화재들의 체계적인 관리와 문화재적 가치 전승을 위해 사지(寺址) 전문 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최근 (재)불교문화재연구소로부터 삼척 흥전리사지 출토 유물들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박물관 건립에 공감하고 추진의사를 적극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총무원은 내년부터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관련 예산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이 건립 추진 중인 ‘한국사지박물관(가칭)’은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10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폐사지 기초조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 더욱 의미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연말, 전국의 사지 4500개에 대한 현장조사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11년간 지속한 현장 조사에서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필요한 절터들을 발굴하는 혁혁한 성과를 거뒀다. 대부분 흔적조차 찾기 힘든 곳들이 많지만 이들 중에는 역사적인 기록과 더불어 석축, 석탑, 비석편 등 유물이 남아있는 곳도 많았다. 대부분 조사에서 중요한 유구와 유물이 발견되면서 오랜 시간 방치되고 외면 받았던 사지가 점차 잠재된 문화재의 보고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이끈 성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놀라운 성과는 11년 동안 축적된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절터에 방치된 채 도난‧훼손되고 있는 3만여점 이상의 비지정 석조문화재들에 대해서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 의견도 많았기에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박물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불교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사지박물관’은 절터들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보존관리 전문시설인 동시에 절터 관련 문화재 및 유물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을 병행할 예정이다. 절터의 문화적‧역사적‧사상적‧미학적 가치 등을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통해 절터를 한국인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자체 별로 회암사지박물관, 정림사지박물관 등 사지박물관이 있긴 하지만 전시 위주의 홍보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사지를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성격의 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측은 주요시설로 유물 및 사지 연구, 전시시설, 교육공간 등을 갖춘 약 1만m² 규모의 시설을 구상 중에 있다. 특히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의 주요 사지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VR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오랜 역사를 지닌 사지를 다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그동안 축적한 사지 관련 방대한 자료들을 대중들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한국사지박물관 취지에 부합하는 상징성 및 대표성을 지닌 지역, 전국 사지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지역, 역사성과 장소성을 지닌 지역, 부지 매입 용이성을 갖춘 지역 등을 면밀히 살펴 건립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 스님은 “절터는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될 한국불교의 방대한 콘텐츠”라며 “절터가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뜻깊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박물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전국 사지와 소재문화재의 종합적인 보존, 관리방안을 모색하고 학술 및 행정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전국 4500개소의 사지를 대상으로 사지 현황과 석탑, 석불, 비석 등 소재문화재를 조사해왔다. 2013년부터는 사지 현황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중요 사지를 선정, 보존‧정비‧활용을 위해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6호 / 2020년 7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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