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옳은가.’
보통사람들이 한번쯤 해봤을, 아니 어쩌면 매일 고민하는 물음이다. 그리고 철학사에서도 그 물음에 답하려는 고군분투가 이어져 ‘인생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 ‘세상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물으며 인류의 슬기로운 생활에 기여해왔다. 그렇게 인류는 인생과 세상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놓은 철학자들의 지혜를 후대에 전하며 사유의 힘과 생각의 근육을 키워왔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10대들은 교과서에서 철학자와 그 사상을 암기식으로 공부할 뿐, 제대로 철학을 만나볼 기회가 없었다. 어느 순간 인생의 허무감이 엄습하고,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절망과 더불어 세상에 일찌감치 환멸을 느낀 10대가 적지 않음에도 생각의 근육을 키워 줄 철학이 10대들에게 제대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그런 청소년들을 보며 “10대들이 철학을 자신의 삶과 연결 지으며 생각하는 힘을 키웠다면 자살이나 허무주의에 빠지는 불행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잘 사는 것”이 어떻게 사는 것인지 고민하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를 펴냈다.
저자는 10대의 눈높이에 맞춰 인생의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10개로 추렸다. 책은 그 10개의 주제를 1부 유럽철학, 2부 아시아 철학, 3부 현대철학으로 나눴다. 1부에서 소크라테스와 고대철학을 다루고, 2부에서는 붓다, 노자, 장자의 철학을 이야기 한다. 특히 2부에서 “붓다가 소크라테스를 대체해 철학의 대명사가 되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강조하며, 붓다의 해탈과 노자의 비움이라는 철학정신을 ‘무아와 무위의 지혜와 실천’으로 풀이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참다운 길’에서 공자와 묵자가 펼친 철학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3부에서는 유럽과 아시아가 소통에 들어간 시대에 전개된 철학적 사유를 담았다.
저자를 따라 ‘인간과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대체 어떤 뜻이 있는가’를 문제의식으로 삼다보면, 10대 역시도 자신이 어느새 삶의 길을 깊이 있게 찾는 철학자가 되어 있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46호 / 2020년 7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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