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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 전 사라진 신라 최대 사찰 황룡사 디지털로 만난다

  • 성보
  • 입력 2020.07.22 14:52
  • 수정 2020.07.22 14:53
  • 호수 1547
  • 댓글 0

국립문화재연구소, 디지털 작업
중문‧남회랑 증강현실로 복원해
실제감 살리고 위치정합성도 확보
실제 건축물 크기로 복원은 최초
“건축유적 복원 새로운 개념 제시”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황룡사 중층 우진각 중문 증강현실 복원안.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1238년 몽골 침입으로 불타 사라져 지금은 터로만 남아있는 신라 최대 왕실 사찰 경주 황룡사의 일부를 800년 만에 증강현실(AR)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문화재를 디지털로 구현한 사례는 있었지만 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은 황룡사가 최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7월22일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황룡사 일부를 증강현실 디지털 기술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복원을 마친 부분은 황룡사가 가장 크고 화려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통일신라 시기의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이다. 황룡사의 가람배치는 크게 남문을 시작으로 북쪽으로 중문, 목탑, 금당, 강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중문 양쪽에 남회랑이 이어져 있다. 이번에 증강현실로 복원한 중문은 2층 규모 우진각 지붕 형태와 1층 규모의 맞배지붕 형태 두 가지 모습으로 구현했고 남회랑도 중문에 맞춰 2가지 형태로 만들었다. 크기는 가로 26.4m, 세로 12.6m다. 남회랑 길이는 중문을 포함해 272.5m다.

연구소 측에 따르면 과거 일반적인 기존 디지털 복원물은 복원 건축물 앞에 사람이 있어도 건축물 뒤로 보이는 등 원근감이 무시되었지만 이번 복원은 체험자와 건축물의 거리를 계산해 원근감을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더 현실감 있다. 실감나는 증강현실 복원을 위해 시간에 따른 그림자를 계산하고 재질을 다양화해 건물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체험하는 것처럼 실제감을 최대한 살려 황룡사를 실제로 거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게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또 기존에 사용했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적용하지 않고 마커인식과 카메라 위치추적 기능을 활용해 건물이 정확한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도록 위치정합성도 확보했다.

황룡사 중문과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황룡사 복원 심화연구의 결과를 담은 것이다. 증강현실은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1차로 완성한 제작물을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보완해 완성했다.

황룡사 남회랑 증강현실 복원안 사진촬영.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황룡사 남회랑 증강현실 복원안 사진촬영.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내에서 실물이 사라진 문화재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 한 것은 지난해 8월, 서울 돈의문이 첫 사례였다. 하지만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실제 건축물 크기로 재현하고 정확한 위치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증강현실로 복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주시와 협의해 추후 황룡사지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황룡사지 현장에서 대여하는 태블릿피시를 이용해 중문과 남회랑에 직접 들어가는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활용한 보물찾기, 발굴유적 관람, 4계절 배경 적용, 건물 확대보기, 황룡사를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과 전자우편 전송서비스, 건축과정의 애니메이션 영상, 건축부재 설명 등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병목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이번에 이루어진 ‘황룡사 중문 및 남회랑’의 디지털 복원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건축유적을 실물복원과 마찬가지로 유적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고대 건축유적의 실물복원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며 “문화유산의 디지털 복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건축유적 복원의 새로운 방법으로서 문화유산의 가치 회복과 국민의 체험기회를 확대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24년까지 황룡사 금당을, 추후에는 강당과 목탑도 디지털로 복원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재 디지털 복원‧활용 사업의 새로운 유형을 꾸준히 개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황룡사 중문 및 남회랑 증강현실 복원안.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한편 황룡사는 553년(신라 진흥왕 14년) 창건을 시작한 이후 오랜 시간 변화를 거듭하며 신라 최대의 사찰이 됐다. 1238년(고려 고종 25년) 몽골 침입으로 소실돼 현재는 ‘경주 황룡사지(사적 제6호)’라는 이름으로 터만 남았다. 645년(신라 선덕여왕 14년)에 건립된 9층의 목탑은 높이가 80m에 이르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중문, 금당, 강당, 목탑 등의 옛 자취가 확인됐고 목탑 찰주본기, 사리기, 치미 등 출토된 유물이 4만여점에 달한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황룡사 중문지 현황.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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