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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통도사를 조성했단 말인가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07.27 11:11
  • 수정 2020.07.28 08:08
  • 호수 1547
  • 댓글 1

신라의 자장 스님은 중국 오대산에서 이운해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통도사에 봉안하며 금강계단을 세웠다. 그리고 통도사 대웅전 북쪽의 편액 ‘적멸보궁’ 아래에 주련을 걸었다. ‘만대의 전륜왕이요 삼계의 주인/ 쌍림에서 열반하신지 몇 년이던가/ 진신사리 지금도 남아있으니/ 중생으로 하여금 예불을 쉬지 않게 하라!’ 자장율사의 뜻을 기억하고자 통도사 사부대중은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문장을 예불문에 새겼다. ‘이 절을 창건하신 남산종의 종주 자장율사께 지극한 마음으로 목숨 바쳐 귀의하며 예를 올립니다!’ 통도사가 한국의 대표 ‘불보종찰’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천지 교인으로 알려진 천지일보 이상면 발행인이 황당한 주장을 폈다. 통도사 금강계단에 봉안된 사리가 기독교의 신 ‘하나님’을 신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기독교인만 참여한 모임이나 교회에서 발설한 게 아니다. 천지TV ‘신앙의 노정 담은 천년고찰 통도사’를 통해서다. 유튜브에서 방송되는 만큼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되기에 그 파급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통도사 불이문에 대한 해석도 가관이다. 연기법에 따르면 만물은 홀로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할 수 있다. 이 법을 체득하면 ‘나와 너는 별개가 아니다(자타불이)’,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생사불이)’는 깨달음을 얻는다. 집착을 떠나 자비심으로 충만된 사람은 원융무애한 자유로운 삶을 영위한다고 부처님 이후의 선지식들도 증명해 보였다. 그럼에도 이상면 발행인은 “하나님과 예수가 하나”임을 강조하며 화엄사상의 핵심이 담긴 ‘불이문’을 두고 ‘천국으로 가는 문’으로 치부하고 있다.

인도에서 태어난 싯다르타는 해탈한 분이기에 ‘부처’라고 한다. 그러나 이상면 발행인은 “부처님은 생로병사를 깨달았지만 해탈을 위한 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불교전문 서적은 아니더라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통도사는 기독교의 신이 창조한 것이다. 불교를 왜곡·폄훼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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