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7월27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2호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을 보물 제2069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영양 현리 오층모전석탑’은 경상북도 북쪽 지역인 영양읍 현리의 반변천(半邊川)과 가까운 평지에 자리하고 있다. 옛 사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주변에서 출토된 용문(龍紋)의 암막새, 탑의 치석(治石) 형태와 문설주의 인동문(忍冬紋), 일제강점기 당시 만들어진 보고서 등을 통해 신라 말 고려 초로 추정하고 있다.
탑은 석재를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축조했으며 크게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구성됐다. 1층 탑신은 12단으로 축조했고 남면에 작은 불상을 모셔두는 감실(龕室)을 뒀다. 감실은 화강석으로 된 장대석이다. 좌우에 문의 양쪽에 세워 문짝을 끼우게 만든 기둥인 문설주와 문이나 창 아래위로 가로지르는 부재인 상하인방을 놓아 문짝을 설치했다. 특히 좌우의 문설주는 표면에 당초문의 식물 문양을 새겨 넣었다. 벽돌모양으로 석재를 다듬을 때 각진 위치에 자리한 모서리돌을 둥글게 처리해 탑 조형에 부드러움을 주고자 했다. 경북지역 전탑과 모전석탑은 초층탑신의 1면에만 감실을 마련하는 것이 특징이기에 이런 사례는 다른 석탑이나 전탑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적 사례라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탑신부는 5층이며 2층부터 체감을 뒀다. 경북 지역 모전석탑의 체감비와 유사한 81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근에 있는 국보 제 187호 ‘영양 산해리 오층모전석탑’보다 규모는 작지만 같은 재료의 사용, 모전석탑 계열 형식의 5층탑, 남쪽에 설치한 감실, 체감비 등에서 유사성을 띠는 등 같은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에서 4층 일부까지 남아 있는 모습이었으나 1979년 해체 복원 과정에서 5층으로 복원했다. 2003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기단 등의 주변 보수정비 공사를 진행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문화재청은 “해체보수 과정에서 기단부와 옥개부 일부가 변형된 부분은 아쉽지만 경북지역에 집중된 모전석탑 계열의 탑으로 희소성과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국가지정문화재로서 충분히 보호돼야 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48호 / 2020년 8월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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