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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농사

기자명 희유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20.07.27 16:43
  • 수정 2020.07.27 16:45
  • 호수 1547
  • 댓글 0

수행을 말보단 글로 표현하면
행동 변화 한눈에 볼 수 있어
모든 일 실천에 옮겨 정진하면
마음 역시 풍성·건강해질 것

비가 며칠 오고 난 뒤라 그런지 요즘은 하늘이 무척이나 파랗고 예쁩니다. 파란 하늘 만큼 우리들의 마음도 맑고 푸르기를 바랍니다. 어제는 모처럼 도반스님과 통화를 하였습니다. 어떤 일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요즘의 근황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요, 복지관을 운영하다 지금은 쉬고 있으니 여유가 생겨서 좋기도 하지만, 포교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사실, 요즘 배우고 있는 심리공부를 적용해 보살님에게 “앞으로 기도를 이런 방법으로 하고 백일이 지난 다음 다시 이야기를 해보자”고 상담을 하였더니 헤어질 때의 인사가 “수고하셨습니다”에서 “감사합니다”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도반스님은 백일기도를 시작한 보살님에게 매일 한 줄이라도 수행일기를 적어보라고 하였답니다. 백일 동안 자신의 모습을 글로 표현하고 백일 뒤에 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아마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포교 방법론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하고 통화를 마무리하였지요. 

사실 자신의 수행을 말로 표현하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많이 다릅니다. 글은 눈으로 보여 지는 것이니 그간의 자신의 생각이 글로 드러나게 되고 잘하고 못한 것이 보이는 만큼 자신의 행동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더욱 잘 살아가는 힘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수행정진도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불자 여러분들도 수행일기를 매일 적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었을 때 바로 실천하는 것이 일을 성취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니 오늘부터 실천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모든 일을 실천에 바로 옮기려면 몸과 마음에 모두 힘이 있어야 합니다. 몸에 힘이 있어야 하듯이 우리 마음에도 힘이 있어야 건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몸은 음식으로 힘을 얻지만 마음은 생각으로 힘을 얻게 됩니다. 좋은 생각, 바른 생각은 마음의 힘이 되는 자양분입니다. 좋은 생각과 바른 생각이라는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기도하고 정진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풍성한 마음을 잘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마음밭농사를 잘 지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을 잘 가꾸는 농사란 바로 사랑과 감사, 열정과 용기, 정직과 성실, 용서와 화해 등의 마음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마음이 풍성하면 자연히 마음이 건강해질 것입니다. 

반면에 미움과 거짓, 불평과 의심, 괜한 걱정과 갈등, 후회 등은 우리의 마음을 약하게 하고 황폐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들 마음 밭이 황폐해지지 않도록 부지런히 기도하고 정진해야겠지요. ‘보적경’에 “잘 길들여진 코끼리는 아무리 무거운 짐을 나를 지라도 그 때문에 지치는 일이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잘 닦인 보살은 모든 중생의 무거운 짐을 나를지라도 지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짐일지라도 평소에 우리들이 마음 농사를 잘 짓고 있다면 힘겹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희유 스님

그러나 평소 자신의 마음밭농사를 불평불만이나 걱정과 갈등으로 짓고 황폐하게 가꾸었다면 그 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겁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니 평소 자신의 마음을 잘 길들여서 아무리 어려운 역경이 온다고 하여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길러 가시길 바랍니다. 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에 짜증과 불만을 만들어가기보다는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내가 먼저 시원한 얼음물을 동료에게 건넬 수 있는 그런 마음의 농사를 지어 가시길 바랍니다. 오늘 수행일기 한 줄 쓰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희유 스님 서울노인복지센터 시설장 mudra99@hanmail.net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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