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사계(捨戒)와 재출가
28. 사계(捨戒)와 재출가
  • 정원 스님
  • 승인 2020.07.27 17:52
  • 호수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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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가 세속으로 돌아가는 데에도 여법함이 있다

“법 버린다” 등 선언하면 사계
계율의 힘이 약해진 것은 계리
비구는 7회까지 환속·출가 가능
재가자도 계 내려놓는 법 알아야

출가자로써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싫어지고, 세속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계를 내놓고 환속할 수 있다. 이것을 사계(捨戒)라 한다. 그러나 환속한 후에 다시 불법에 들어와서 청정한 행을 닦고 싶으면 또다시 출가할 수 있으나 그 횟수는 제한이 있고, 비구의 경우와 비구니의 경우는 서로 차이가 있다.

사계가 성립되는 표현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부처님을 버린다.” “법을 버린다.” “비구승을 버린다.” “화상을 버린다.” “아사리를 버린다.” “계를 버린다.” “율을 버린다.” “배우는 일을 버린다.” “속인의 법을 받겠다.” “정인(淨人)이 되겠다.” “우바새(이)가 되겠다.” “사미가 되겠다.” “외도가 되겠다.” “외도의 제자가 되겠다.” “비(非)사문법을 하겠다.” “비(非)석종자법을 하겠다.” “나는 백의(白衣)다.” “나는 부처님의 제자로써 지켜야 할 법을 따르지 않는다.” 이 가운데 단 한마디만 해도 사계는 성립한다.

계를 내놓을 때 만약 출가자가 없으면 일반인에게 말해도 된다. 즉 사계는 일반인이거나 불제자거나 상관없이 그 말뜻을 알아듣는 이에게 소리 내어 한 번만 말하면 바로 성립된다. 상대방이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거나 언어가 통하지 않는 상대에게 말하면 성립되지 않는다.

사계와 구분되는 것으로 계리(戒羸)가 있다. 비구가 비구법을 싫어하면서 참괴심을 품고, 세속에 뜻을 두기 좋아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면 계리에 해당된다. “나는 부모, 형제, 자매, 처자식, 마을, 도시, 전원 등이 생각난다.” “나는 불법승 삼보를 버리고 싶다.” “나는 화상을 버리고 싶다.” “나는 아사리를 버리고 싶다.” “나는 계를 버리고 싶다.” “나는 율을 버리고 싶다.” “나는 배우는 일을 버리고 싶다.” “가업을 잇고 싶다.” “비(非)사문법을 하고 싶다.” “비(非)석자법을 하고 싶다.” 이는 계의 힘이 약해진 것으로써 아직 사계는 아니다. 사계는 위와 같은 마음을 일으킨 후에 계를 내놓고 싶어서 “나는 계를 내놓는다”라고 명료하게 말해야 한다.

비구는 7번까지 사계가 가능하다.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네 가지 근본중죄를 범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업에 흥미가 없어졌거나 다른 이유로 여법한 방식으로 환속했다가 나중에 다시 발심 출가해야 한다. ‘사분율’이나 기타의 율장에서 구체적으로 몇 번이나 사계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곳은 없다. 도선율사는 ‘증일아함경’ 권27 ‘사취품’에 부처님께서 승가마비구가 마왕에게 항복 당해서 일곱 번이나 환속했다가 다시 출가하여 아라한과를 얻은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7번까지 제한을 두고 초과하면 비법이라고 말씀하신 점을 근거로 7번까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비구니의 경우는 ‘십송율’에 따르면 여법하게 사계를 하더라도 다시 구족계는 받을 수 없고 사미니나 식차니는 될 수 있다. 현재 조계종 종법 규정에는 비구니도 환계 후 다시 출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율장을 포함한 삼장 어디에도 근거가 없고 다른 불교국가에서도 사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기이한 조항이다. 실재 적용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조항은 법과 율에 맞게 바꾸는 것이 타당하다.

‘살바다비니비바사론’에는 재가불자가 5계나 8계를 받은 후 ‘살·도·음·망’의 네 가지 근본중죄를 범하고 나중에 다시 계를 받으려고 하면 허락하지 않는다. 근본중죄를 범했던 이는 나중에 출가할 마음을 내어도 출가할 수 없다. 네 가지 근본중죄 가운데 현실에서 범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음계이다. 따라서 재가불자들은 5계의 사음계와 8계의 음계를 주의하되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재빨리 계를 내놓는다는 말을 해야 한다. 재가불자에게 계를 줄 때 미리 이 부분을 짚어줘야 수계자가 계를 지닌 채로 범계행위를 하여 무거운 업을 받지 않게 된다.

정원 스님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 shamar@hanmail.net

 

[1547호 / 2020년 7월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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