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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달리기 명상

몸과 마음 단련하고 조화·균형에 도움

심장 강화하고 신경계에 활력 제공
호흡 깊어져 깊은 수준 명상 가능
호흡과정 빠져드는 게 달리기 핵심

현대 사회에서 마음과 몸의 균형이 위협받는 게 일상화되고 있다. 이 때 달리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면 자연스러운 조화와 균형이 생긴다. 달리기는 걷기의 연장된 형태로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운동 중 하나이다. 심장을 강화하고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며 신경계에 활력을 주는 최고의 유산소 운동이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 맑은 공기를 호흡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동시에 달리기는 호흡의 깊어짐을 촉진할 수도 있어서 더 깊은 수준의 명상도 가능케 한다. 달리기는 몸의 습관뿐만 아니라 마음의 습관까지도 변화시킨다. 명상과 마음공부만 하다보면 몸의 자신감을 잃을 수 있고, 반대로 운동만 한다면 타고난 선함과 지혜에 대한 마음의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달리기는 물리적 차원에서 명상을 보조하고 명상은 정신적 차원에서 도움을 준다. 이렇듯 달리기와 명상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그럼 우선 운동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충분히 몸을 풀어보자.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서너 번 하자. 일단 달리기를 시작하면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계속 명확하게 자각하도록 노력하면서 몸에 주의를 기울여본다. 달리고 있을 때 몸이 어떻게 느껴지고 달리는 동작에 근육이 어떻게 반응하는가?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는지 아니면 발 가운데나 앞꿈치부터 닿는지 주의를 기울여본다. 그리고 달릴 때 머리와 어깨를 중심으로 곧바른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하자. 자세를 곧바르게 하면 심혈관계의 활용이 최적화되어 그 효과도 더불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달리다 보면 달리기 동작이 온몸의 움직임 속에서 원활해지면서 몸이 바람에 흔들리는 풀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호흡이 비교적 얕지만 달리기를 계속하다 보면 점차 호흡이 깊어지면서 편안해진다. 근원적으로 생리 기능의 대부분은 호흡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흡 과정에 익숙해지는 것은 본질적으로 생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와의 관계를 계발하는 것이다. 호흡을 지켜보며 그 가치를 인식하고 호흡 과정에 완벽하게 빠져드는 것이야말로 명상과 달리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상에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은 각종 망상, 걱정, 잡념과 환상으로부터 마음을 분리시켜 마음이 건강한 활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달리기가 몸에 좋은 운동인 것처럼 명상은 마음에 좋은 건강한 운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달리기에서 균형 잡힌 명상적 측면을 발견함으로써 우리의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지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우리에게 마음챙김은 마음이 좋고 나쁜 생각의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연줄과 같다. 이렇게 달리기하는 내내 몸과 내면을 지속적으로 성찰하면서 의식적인 차원에 주의를 기울이려고 노력하라. 현재에 온전히 집중할 때 우리는 깨어서 마음챙김할 수 있다. 마음챙김은 단순히 뇌의 작용만으로 볼 순 없는데, 의식이 뇌 속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의식은 온몸에 골고루 퍼져 있다. 달리기를 통해 몸에 주의를 집중하면 우리의 마음과 정체성에도 주의를 집중하게 된다. 마음챙김 달리기는 일어나는 생각과 느낌을 미세하게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의식의 깨어남을 가능케 한다. 달리는 동안 주의는 우리 마음속에 머무르게 되고, 그렇게 집중력이 강화되고 나면 달리기를 통해서도 명상 수련과 같은 방식으로 마음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종국적으로 현실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 깨달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것은 초월적인 지혜로, 관념을 통해 사물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는 의식의 수준이다. 이러한 지혜는 이것과 저것을 분리하는 이분법을 초월하는 것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깨달음’이라 불리는 것이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48호 / 2020년 8월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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