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사 영산회상도 66년만에 설악산으로 돌아오다
신흥사 영산회상도 66년만에 설악산으로 돌아오다
  • 임은호 기자
  • 승인 2020.08.28 22:54
  • 호수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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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8일 사부대중 환영 속 귀환
보수 등 거쳐 9월20일 환영법회
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반출 됐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8월28일, 66년만에 원 소장처로 돌아왔다.

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반출 됐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여름햇살을 맞으며 66년만에 원 소장처로 돌아왔다.

8월28일 오전 9시 무진동차량에 실려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출발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오후 2시 신흥사 대중스님과 신도들의 환영을 받으며 신흥사 일주문 앞에 도착했다. 목탁과 요령을 든 스님 2명의 인도로 10여명의 대중스님과 포교사들에 의해 일주문을 통과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청동대불 앞에서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무사귀환을 고했다. 이어 금강교와 사천왕문, 보제루를 거쳐 원래 있던 자리인 극락보전으로 이운됐다.

대중스님은 영산회상도를 불단 위에 잠시 올려놓고 반야심경 봉독으로 환수를 축하했다. 독경과 염불 정진에 이어 남북통일과 코로나19 조기 종식, 그리고 속초시의 발전도 발원했다.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신흥사 유물전시관으로 옮겨져 보관되며 훼손이 심한 시왕도 3점은 보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흥사 회주 우송 스님은 신흥사 성보가 환지본처 할 수 있도록 힘쓴 조계종단과 속초시,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등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스님은 “영산회산도와 시왕도가 미국 LA에서 설악산까지 먼 길을 안전하게 올 수 있었던 것은 사부대중의 공덕 덕분”이라며 “귀한 성보를 잘 모셔 어렵고 힘든 지금을 모두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한 법회 모습을 그린 불화다. 1755년 가로 4.064m, 세로 3.353m의 초대형 불화로 조성됐다.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불화의 규격과 화격(畫格)에 있어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산회상도와 함께 돌아온 시왕도는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려 명부전에 모셨던 불화로 1798년 제작됐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는 조계종의 환수 사례 중 가장 큰 규모다. 성보 문화재 환수를 위한 조계종의 다양한 노력뿐 아니라 사단법인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를 비롯해 지자체와 NGO 등이 협력해 일군 결과이기에 더욱 뜻깊다. 또 심하게 훼손됐던 ‘영산회상도’를 복원하는데 수년간 힘을 아끼지 않은 전문가들의 노력과 미국 LA카운티미술관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보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때문에 이번 반환은 도난 등 갖가지 이유로 제자리를 이탈한 채 세상을 떠돌고 있는 성보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문화재 환지본처의 의미를 새롭게 각인시키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편 많은 이들의 염원 속에 돌아온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영법회는 9월20일 오전 11시 신흥사 극락보전에서 봉행된다.

속초=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51호 / 2020년 9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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