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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전광훈이 부끄럽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거점으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는 정부의 자가격리 지시에도 8월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마스크 없이 연단에 선 그는 “우리 교회는 방역을 철저히 했는데 저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바이러스균을 퍼뜨렸다. 나는 열도 안 오르고 병에 대한 증상도 전혀 없는데 정부가 격리대상이라 통보했다”며 반성은커녕 독설을 쏟아내 지탄을 받았다.

일부 개신교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사랑제일교회는 방역당국에 전 목사를 뺀 명단을 제출하고 검사 대상자 주소를 불분명하게 표기해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진단과 역학조사를 고의로 방해했다. 또 사랑제일교회에 거주하다 확진판정을 받은 개신교인이 도주했다가 4시간 만에 검거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모녀가 버젓이 고속버스를 타고 다니는가하면 치료 중이던 확진자는 무단으로 병원을 벗어나는 등 일탈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종교는 대중의 의지처가 돼야하며 개인과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전 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이들의 비상식적 행동은 종교 전체의 사회적 역할과 본연의 기능을 왜곡시켰고 종교계를 향한 비판여론을 키웠다. 종교계를 향한 비난여론이 확산되자 서울시와 경기도는 모든 종교시설에 집합제한 명령을 발동했다. 대다수 국민이 지지의사를 표명했고 심지어 “정규 법회 및 미사, 예배까지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해당 종교에 대한 비난을 넘어 모든 종교계가 한 묶음으로 비판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광훈 목사는 종교계에선 일찌감치 갈등과 불화의 인물이었다. 불교, 원불교, 개신교, 가톨릭, 유교, 천도교, 민족종교의 7개 종교대표가 뜻모아 1997년 결성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서 개신교가 이탈한 것도 전 목사 때다. 종교대표들은 종교연합행사 등을 통해 상호이해를 도모하고 사회에 올바른 가치관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에 취임한 전 목사는 상대 종교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보이지 않았다. 되레 “우상을 숭배하는 다른 종교인과 연합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공표하는가 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불교계를 비판하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내영 기자

전 목사는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미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해 현 정권 비판에 몰두해왔다. 히틀러와 나치 만행에 저항하다 죽어간 본회퍼와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겠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 ‘미친 자’로 손가락질 받는 것은 전광훈 목사 본인이다. 그의 광란의 질주로 코로나19는 확산일로에 있고 수많은 이가 공포에 휩싸이고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그가 종교인이라는 사실이 참담하다.

ny27@beopbo.com

 

[1551호 / 2020년 9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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