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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사찰 0명…그럼에도 교회와 한묶음 매도

  • 교계
  • 입력 2020.09.01 13:19
  • 수정 2020.09.02 21:42
  • 호수 1552
  • 댓글 13

본지, 질병관리본부 브리핑 전수조사
8월31일까지 개신교 7616·가톨릭 55명
이슬람도 6명…사찰서 확진 사례 전무
정부·지자체 방역수칙은 교회와 동일
청와대 종교지도자 만남도 불교 홀대
일반 언론 오보사례도 여전히 ‘빈번’

올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개신교 교회나 가톨릭 성당과 달리 사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불교계가 정부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각 종단별로 산하 사찰에 신속하게 방역지침을 내리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 일반 언론 등은 불교계의 모범적 방역조치를 애써 외면하거나, 방역당국의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는 교회 등과 한묶음으로 매도돼 불교계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보신문이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질병관리본부가 8월31일까지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신천지에서 5213명, 일반교회 2403명 등 개신교 교회에서만 총 7616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가톨릭 성당에서 6명, 성당신도들의 해외성지순례로 49명이 감염됐으며, 이슬람교 시설에서도 8월5일 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9947명(8월31일까지 누계)인 것을 감안하면 교회에서 감염된 환자수가 전체 감염자의 38%에 달하며, 성당은 0.3%를 차지했다. 반면 사찰에서는 단 1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별 코로나19 확진자 사례를 살펴보면 2월1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국내 코로나19 팬데믹을 몰고 온 신천지 교회가 현재까지 521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1056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경기도 용인 우리제일교회에서 212명, 서울 순복음교회 49명(8월28일 기준), 인천 갈릴리교회 46명(8월28일 기준), 인천 서구 주님의교회 40명, 경기 고양 반석교회 38명(8월28일 기준), 광주 성림침례교회 31명(8월28일 기준) 등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 수만 전국적으로 수십 곳에 달한다.

가톨릭에서도 2월26일 경북 의성 안계성당 신도들이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와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4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3월6일 부산 해운대구 성당에서도 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반면 불교계에서는 현재까지 확진사례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광주 광륵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방역당국은 최초 전파 원인이 광륵사가 아닌 방문판매에 따른 전파였다고 정정했다.

이처럼 사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동안 불교계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신속하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조계종과 태고종 등은 지난 2월 코로나19가 대대적으로 확산될 때부터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전국 사찰에 수차례 지침을 내려 법회 및 대중이 참여하는 행사 자제를 권고했다.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등 일부사찰은 산문을 폐쇄했으며, 전국의 모든 사찰이 초하루 법회 등 대중행사를 전면 중단했었다. 불교계는 또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일정을 조정하고 봉축법요식을 한 달 뒤로 미뤘으며, 대신 각 사찰마다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한 달간 진행했다. 심지어 국가무형문화재 122호로 지정된 연등회마저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앞장서 왔다.

그런가하면 조계종 스님 5000여명은 5월1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하기로 한 긴급재난지원금을 모두 기부하기로 결정했으며,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헌신한 의료진과 방역관계자들에게 사찰음식 도시락과 템플스테이를 지원하는 등 코로나19 방역과 퇴치를 위해 어느 종교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해왔다. 때문에 불교계는 코로나19 정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종교로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는 이 같은 불교계의 노력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종교계’라는 이름으로 사찰을 코로나19 확진자가 창궐하고 있는 개신교 교회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어 불교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7월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교회와 사찰을 고위험시설로 지정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8월15일 “교회와 사찰, 성당 등에서 진행되는 각종 모임 및 행사를 금지”시키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한다는 명분이지만, 그렇더라도 그동안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했을 뿐 아니라 확진자 사례가 1건도 발생하지 않은 사찰까지 교회와 동일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더구나 청와대의 불교계 홀대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20일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가톨릭 지도자들을 만나 “천주교는 코로나 극복과 수해 복구에도 국민께 많은 위로를 주었다”고 했고, 27일에는 개신교 지도자를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불교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따로 예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월27일 jtbc보도 캡처.
8월27일 jtbc보도 캡처. jtbc는 이날 서울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50대 목사가 선교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언급하면서 기사 제목에 포교활동이라고 명시했다.

이런 가운데 일반 언론들도 불교계에 대해 편향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언론들은 올해 2월 신천지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사례를 열거하면서 그들이 진행한 ‘선교행위’를 불교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교’라는 용어로 둔갑시켜 포교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에 조계종이 ‘포교’라는 용어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여전히 일반 언론들은 코로나 확진자를 배출한 교회의 일탈행위를 ‘포교’라는 용어로 보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광훈 목사가 개신교 내부에서 이단논쟁에 휩싸이자 사랑제일교회의 선교행위를 ‘포교’로 지칭하는 일이 재현되고 있다.(JTBC, 8월27일자)

그런가 하면 YTN은 8월27일 자막뉴스를 통해 사찰에서 발생한 감염자가 92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광주 광륵사발 감염은 ‘방문판매에 의한 것’으로 중대본이 정정발표를 했음에도 이를 사찰에서 확진된 사례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 YTN은 정정보도를 통해 ‘사찰 0명’으로 수정했지만, 최초 보도된 그래픽이 인터넷 블로그 등에 확산되면서 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조계종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경로가 불확실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불교계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정부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자체적인 예방수칙을 제정해 감염방지에 앞장서 왔다”며 “그럼에도 정부와 지자체, 언론들이 불교계의 이런 노력을 애써 외면하고 다른 종교계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온상지로 취급하는 것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은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전국사찰에 향후 2주간 각종 모임을 중단하도록 하는 지침을 요청했으며, 천태종도 단양 구인사에 대한 외부인 출입금지 및 전국 사찰에 방역예방활동 강화를 위한 지침을 내는 등 불교계가 다시 방역체제에 돌입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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