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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와 연기의 명백한 이해가 깨달음 본질

  • 불서
  • 입력 2020.09.07 13:34
  • 호수 1552
  • 댓글 0

‘시골 농부의 깨달음 수업’ / 김영식 지음 / 어의운하

‘시골 농부의 깨달음 수업’

“내가 정의하는 깨달은 사람이란,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세상의 본질이 무아와 연기임을 명백하게 이해하고, 자기 삶에 적용하여 생로병사에 걸림이 없게 되며, 이에 관련한 더 이상의 공부가 필요 없게 된 사람이다.”

깨달은 사람을 이렇게 규정하면서 “나는 지금 그렇다”고 자신의 깨달음을 고백한 시골 농부가 깨달음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추고, 깨달음이란 것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심하게 어려워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며 직업을 버릴 정도로 전념하는 수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나섰다.

불교계에서 금기어에 가까운 ‘깨달음’을 전면에 내세우고, 주저 없이 깨달음을 정의하고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 배짱 좋은 사람은 시골 농부 김영식이다. 충북 단양의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인 그는 48세가 되던 2009년 봄 갖고 있던 모든 주식과 경영권을 포기하고 미련없이 청춘을 바쳐 일군 회사 문을 나섰다. 작은 아파트, 2003년식 자동차, 노트북만 남은 대신 자유를 얻었고, 50세에 남은 생을 수행에 쓰겠다는 생각으로 낙향했다.

수행에 힘쓰겠다고 낙향했지만, 정작 이후엔 아파트에서 3시간씩 하던 좌선을 이어갈 틈도 없었다. 들에 나가 농사짓고 마을일을 하다보면 하루해가 짧았다. 하지만 이미 확고한 마음이 있었기에 고된 육체노동의 일상 속에서 간절함으로 모든 것을 철저히 의심하며 잘라내는 날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질문과 간절함이 사라진 곳에 명백함만이 남은 것을 체감했다.

그는 그렇게 ‘명백함’이 남은 때를 깨달음의 시기로 말한다.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어느 순간 생로병사가 명백해졌고,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보다 명백하게 자기주장을 펼치는 자신을 보면서 깨달음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시골 농부의 깨달음 수업’은 그가 직접 체험한 깨달음을 풍부한 과학적 근거와 논리적 글쓰기를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낸 79편의 글로 채워졌다. “지성이 부족한 사람도 깨달을 수 있지만, 깨달은 사람이 입을 열어 설명하는 일에는 지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지성의 언어로 풀어낸 ‘깨달음 이야기’에서 무아와 연기가 저절로 명백해져 흔들리지 않는 안심이 유지되는 삶이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다. 물론 저자의 글이 널리 읽히고, 읽은 사람에게 공감을 주어 깨어나는 데 도움이 될지 여부는 독자의 몫이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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