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좌스님이 글·그림으로 안내하는 수행의 길

  • 불서
  • 입력 2020.09.07 13:56
  • 호수 1552
  • 댓글 0

‘그대는 늘 새롭으이’ / 벽봉 스님 글‧백화 그림 / 맑은소리맑은나라
‘소식(消息)’ / 벽봉 스님 지음 / 맑은소리맑은나라

40년 넘게 선방을 지켜온 수좌 벽봉 스님이 글과 그림으로 후학들에게 수행의 길을 제시한 책에는 스님의 수행 흔적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사진은 벽봉 스님이 직접 그린 ‘정진’.

40여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통해 묵묵히 선방을 지킨 수좌가 있다. 스님은 결제철 수행을 통해 얻은 것들을 산철이 되면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며 허공과 대화를 나눴다. 수행의 결실이 있다면 모두 공부인들과 나누기 위한 조심스러운 기록이었다. 더 크게는 스스로 공부의 점검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동안 써온 두툼한 뭉치의 화선지와 깨알 같은 원고들이 어느덧 수행의 결실로 무르익었다. 

‘그대는 늘 새롭으이’

전 쌍계사 금당선원 선원장 벽봉 스님이 오랜 동안 틈틈이 기록해 온 글과 그림을 통해 선(禪) 수행의 길을 쉽고 간결하게 안내하는 두 권의 책을 발간했다. 간화선 수행 지침서 ‘그대는 늘 새롭으이’와 선서화집 ‘소식(消息)’이다. 

308쪽에 이르는 ‘그대는 늘 새롭으이’는 5개의 장에 걸쳐 선시 그리고 다양한 수행법을 소개하며 간화선을 포함한 종합 수행 지침서를 지향한다. 첫 번째 장에는 ‘부처님’을 향한 존경의 시를 담았다. 두 번째부터 네 번째 장에는 번뇌, 윤회, 스승, 만행, 공양, 해탈, 극락세계, 정(定)과 혜(慧), 허공, 고향 등 불교의 핵심 주제어를 수행의 여정에서 사유한 생각들로 간결하면서도 일목요연한 선시로 풀어냈다. 각 시에는 백화 화백의 그림이 더해져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시화(詩畫)로 다가온다. 문태준 시인은 “스님의 시는 구도의 노래”라며 “흐르는 물소리요 갇히지 않는 바람이며 마음에 연꽃 한 송이를 피우며 얽매여 있는 것들로부터 풀려나게 한다”고 평을 붙였다.

다섯 번째 장에는 마치 풀리지 않는 고뇌를 안고 찾아온 각양각색 공부인의 근기에 따라 고요히 맑은 차 한 잔을 내며 조곤조곤 일러주는 조언이 담겼다. 간결하면서도 본래면목을 두드리는 글 속에는 일상에서 적용이 가능한 명상법도 다양하게 제시된다. ‘슬픔이 닥쳐와 괴롭다면’ ‘자신이 너무 옹졸하다고 느낀다면’ 등 문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명상의 방법도 ‘바닷가에 갈 일이 있다면’ ‘산책을 하면서 자기 정화를 하고 싶다면’ 등 여러 가지 환경에서 적용하도록 안내한다. 

특히 오랜 선방 생활을 이어 온 스님은 마지막에 참선 수행법을 정리하며 간화선 수행법을 더욱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책의 부제가 ‘간화선 수행 지침서’인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 수행자들을 위해 기꺼이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마무리되는 이 책 자체가 한국 간화선 발전을 향한 스님의 염원인 것이다. 

‘소식(消息)’

이처럼 친절한 저자의 당부에도 여전히 답답하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 혹은 이제 막 법어를 마친 스님에게 손을 들어 좀 더 청법을 하고 싶다면 스님이 낸 또 한 권의 책 ‘소식(消息)’을 펼치면 된다. 108쪽에 이르는 이 책에는 100여편의 선서화가 담겼다. 스님이 직접 펼치는 그림 법문이다. ‘행복한 사람’ ‘달에서 본 지구’ ‘취모리 검’ ‘방하착’ ‘본래무일물’ ‘윤회와 열반’ ‘우주’ ‘정진’ 등 그림마다 일련의 제목 아래 간결한 그림과 더불어 짧은 글이 어우러진다. “붓을 들어 형상을 달리한 숱한 선화는 정진의 흔적들이 또렷하고,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것을 차분하게 일러주고 정확히 안내한다”는 전 통도사 유나 영일 스님의 추천사는 벽봉 스님이 펼치는 선서화의 깊이를 전한다. 

“그간 부처님 명호를 부르며 밥값을 축낸 값을 하고 싶었다”는 벽봉 스님은 “부족하나마, 후배 스님들과 수행을 지어가고자 하는 재가수행자들에게 ‘조금 먼저 이 길을 만난’ 수행자가 안내하는 안내서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스승님과 선배, 도반 스님들께는 넘치지 않을 내용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출간 취지를 밝혔다. 

한편 벽봉 스님은 두 책의 출간을 기념해 9월22일 오후 2시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 10월4~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기념관 1층 나무갤러리에서 출판기념회를 겸한 선서화 전람회를 갖는다. 전람회 개막 시간은 4일 오후 2시이며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그대는 늘 새롭으이’ 2만원, ‘소식’ 1만8000원.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