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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35개 소실… 제주4·3 불교에도 아픈 역사”

  • 교계
  • 입력 2020.09.07 14:31
  • 수정 2020.09.09 11:00
  • 호수 1552
  • 댓글 0

제주4·3사건 기록물·추모작품
9월16일까지 금산사에서 전시

제17교구본사 금산사(주지 일원 스님)가 8월30일 금산사 보제루에서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전시회 개막식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회는 조계종 제23교구본사 제주 관음사와 (사)제주불교 4‧3희생자추모회,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가 기획했다. 2017년부터 진행한 순례 및 답사를 통해 수립한 자료와 성과에 대한 전시로 9월1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 4‧3사건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제주불교계의 아픈 역사를 담은 기록물과 상생을 염원한 예술작품들을 모아 열리는 전국 순회전시의 일환이다. 

8월30일 금산사 보제루에서 진행된 개막식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예방을 위해 주지 일원 스님을 비롯해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 박진우 제주4·3범국민위원회 집행위원장, 김계호, 이수진, 윤상길 작가 등 10여명만 동참했다.

금산사 주지 일원 스님은 “더불어민주당의 발의에 이어 미래통합당도 4·3특별법 개정안 발의 움직임이 있다”며 “제주4·3사건의 진실을 알리고 공유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음사 주지 허운 스님은 “4·3항쟁 당시 사찰은 공권력과 특정 종교 중심의 불법폭력단체인 서북청년단들의 탄압으로부터 제주도민들의 피신처인 동시에 무장대와 토벌대의 격전지였다”며 “스님 16명이 입적하고 사찰 35개가 불타 제주에 제2의 무불(無佛)시대를 초래했던 야만적인 역사를 밝혀 이런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되새기는 동시에 가해자들의 두터운 업보를 용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총괄 기획한 박진우 제주4·3범국민위원회 집행위원장은 “70여 년 전 제주에서 있었던 야만스러운 역사는 특정 종교 세력이 개입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이로 인해 불교가 말살되고 최소 3만명, 최대 9만명으로 추정되는 제주민들이 희생된 고통스러운 역사를 제대로 인식해 재발을 막고자 한다”고 전시의도를 밝혔다.

2018년 일본을 비롯해 4·3을 작품화하여 진실을 알리고 있는 이수진 작가는 “‘상생의 종’은 시 해안가 사찰에 있던 종을 모브로 삼았다”며 “이 종은 무장대에 의해 산으로 옮겨진 후 무장대원들과 산사람들의 예불에 사용되었다가 4·3항쟁이 끝난 후 다시 해안 마을로 돌아온 사연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동네 청년들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토벌대에 의해 댕유지나무에 묶여 죽창으로 죽임을 당한 신홍연 스님의 극락왕생 발원도 작품화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를 관람한 양은주(전주 서신동)씨는 “4·3사건 당시 불교계가 탄압받았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4·3 사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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