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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법등사, 선몽으로 시작된 13년 불사 회향

  • 교계
  • 입력 2020.09.08 10:54
  • 수정 2020.09.08 23:21
  • 호수 1553
  • 댓글 8

9월5일 창건불사 낙성식·청동지장보살 점안법회 봉안
2007년 설오 스님 꿈에 지장보살 나툰 후 불사에 착수
동국대 전 이사장 법산 스님 증명 “참으로 거룩한 일”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노곡리에 한국, 중국, 티베트 불교문화를 아우르는 도량이 들어섰다.

안성 정각산 법등사(주지 설오 스님)가 13년간의 불사를 마무리하고 9월5일 창건불사 낙성식 및 청동지장보살상 점안 법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수칙에 따라 발열 체크, 참석자 명단 기재,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이 준수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조심스럽지만 여법하게 진행됐다. 제1부는 동국대 전 이사장 법산 스님을 증명법사로 청동지장보살상 점안법회가 이어졌다. 크기 7.4미터(좌대 1.9미터 포함), 무게 2톤 규모의 청동지장보살상은 무형문화재 이진형 불모가 조성했다. 불사 동참자들도 다양했다. 인근 지역 신도들의 십시일반 동참을 비롯해 영화 ‘신과 함께’를 관람한 불자가 선뜻 설판공덕주로 마음을 내고 대만에서도 불사에 참여하는 등 300여명의 정성이 모여 지장보살님이 정각산에 들어설 수 있었다. 지장보살상 복장(腹藏)에는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복장용 경전과 한국 불자들이 사경한 ‘지장경’ 등이 봉안됐다. 이로써 지장보살 선몽에서 비롯된 정각산 법등사의 13년 불사가 지장보살상 점안법회로 마침내 마무리됐다.

황량한 언덕에 법등사가 들어선 것은 기연이었다. 불사를 주도한 설오 스님은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과 율원에서 공부한 뒤 대만에 유학해 중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북인도 따시종에서 7년간 티베트밀교 수행 및 달라이라마 통역을 담당한 학승이자 수행자다. 한국, 중국, 티베트불교를 두루 섭렵한 설오 스님이 2002년 귀국한 후 젊은 불자들을 모아 함께 불법을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던 2005년 어느날 스님이 차를 타고 시골길을 가다가 들풀에 불이 번지는 곳을 들어오는데 4마리의 코끼리가 노닐고 마을사람들이 길을 터주는 상서로운 꿈을 꾸었다. 이를 계기로 스님은 노곡리 염티마을에 작은 포교당을 마련했다. 매월 보름날이면 신도들에게 팔관재계를 주고 함께 정진하며 정법도량의 면모를 차근차근 갖춰나갔다.

이 무렵 다시 설오 스님이 선몽을 꾸었다. 염티마을 수호신인 목신할머니가 땅을 보시하겠다고 말하더니 2007년에는 꿈에 "나무지장보살" 염불소리가 땅속에서 울려퍼지더니 지장보살님이 “이곳이 좋은 절터”라고 일러주어 마련한 곳이 지금의 법등사 자리였다. 스님은 이 터에서 모든 대중이 깨달음을 성취하고 정법의 의미를 널리 전하자는 의미를 담아 정각산(正覺山) 법등사(法燈寺)라 이름 지었다.

2007년 10월29일 대웅전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불사에 들어갔다. 다음해 말 대웅전이 완공되고 2010년엔 삼존불인 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아미타불이 정성껏 모셔졌다. 대중이 머무를 넉넉한 요사채가 세워졌고, 티베트불교를 알릴 ‘티벳문화원’과 염티마을 수호신을 모신 성모각이 잇따라 들어섰다. 그동안 설오 스님은 국내외 고승을 초청해 법회를 열고 티베트밀교와 정토염불 등 수행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법등사에는 젊은이부터 어르신까지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수행도량으로 성장했다.

증명법사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 스님.
증명법사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 스님.

 

제2부 낙성식 법회에는 사찰이 들어서기까지의 경과 소개와 물심양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이들에 대한 공로패가 수여됐다. 설오 스님과 오랜 인연이 있는 법산 스님이 증명법사로 법상에 올랐다. 법산 스님은 “참으로 거룩한 일이다. 정각산 법등사는 석가모니부처님, 아미타부처님, 지장보살님이 나투실 것으로 예정돼서 불사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여러분들은 깨달음을 이룬다는 이 좋은 인연터에서 부지런히 정진하고 업장을 닦아 어느 순간에 탁하고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는 환희와 광명의 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정각산 법등사 주지 설오 스님.
정각산 법등사 주지 설오 스님.

이날 법회를 마친 설오 스님은 “2007년 꿈에 지장보살님을 친견하고 가람불사를 시작해 13년 만에 회향할 수 있었다”며 “부처님 법의 등불을 잇고 ‘죄업으로 인해 고통 받는 육도중생을 다 해탈시키고 나서야 불도를 이루겠다’는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본받아 많은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참다운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수행도량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안성=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53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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