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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

“마음 가운데 불성 있어 인연 된다면 부처의 꽃 피울 것입니다”

불교 상징하는 연꽃은 부처님법과 같은 소중한 가르침 담겨
청정성·만족·공양·극락세계·불성·화과동시의 6개 의미 내포
연꽃의 덕 닮아가다 보면 희망적인 내일 만들어 갈 수 있어

유튜브불교대학 시청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처음 들어오신 분들을 환영합니다. 오늘은 ‘불교의 4대 상징 꽃’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고, 이어 ‘연꽃의 여섯 가지 큰 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불교의 4대 상징 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불교의 꽃이라고 하면 첫 번째는 당연히 연꽃입니다. 연꽃은 중요해서 연꽃 하나만 갖고도 며칠 동안 설명해도 될 정도입니다. 연꽃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두 번째는 불두화입니다. 불두화는 4월 전후 부처님오신날 즈음 피는 꽃입니다. 꽃말은 ‘제행무상(諸行無常)’입니다. 불두화는 “부처님의 머리를 닮은 꽃”이라는 의미입니다. 꽃 모양이 부처님의 나발처럼 꼬불꼬불 합니다. 그리고 잎이 세 갈래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불, 법, 승 삼보를 상징합니다. 또 순백의 꽃입니다. 불두화는 빛 색깔이 아주 순백입니다. 순백의 꽃 색깔은 고귀한 불성(佛性),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을 의미합니다. 

불두화와 관련된 전설 한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옛날 어느 부둣가에서 노파가 주막을 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낡은 누더기를 입은 노인이 힘없이 들어와 먹을 것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노파는 밥 한 그릇, 국 한 사발, 그리고 막걸리 한 잔을 내놓았습니다. 노인은 음식을 다 먹고는 “배가 고파 들어오긴 했어도 돈이 없습니다. 밥값을 해야 하겠는데 그 밥값은 제 말입니다. 제 말을 잘 들으시고 그대로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내년 부처님오신날 즈음 앞산 절 뒤에 가면 거기에 제가 있을 겁니다. 그때 당신의 손주 되는 사람이 종창(腫脹)으로 고생을 할 겁니다. 앞산 숲으로 오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손주가 그것으로 인해 나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는 종기나 종창으로 많이 죽었습니다. 다음해 부처님오신날이 되었는데 정말로 노파의 손주가 온몸에 종기와 종창이 나서 큰일이 났습니다. 노파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1년 전 그 할아버지 생각이 나 절 뒤를 찾아갔습니다. 그곳에는 하얀 꽃, 지금 말하는 불두화가 많이 피어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할아버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두화를 잘라서 가져와 손주의 몸에 붙이고 차로 만들어 먹였더니 손주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합니다. 그런 전설이 있는 불두화입니다.

세 번째 말씀드릴 꽃은 부처꽃입니다. 부처꽃은 요즘도 백중 전후로 볼 수 있습니다. 부처꽃의 꽃말은 ‘자비’라고 합니다. 개화 기간이 길고 혈관 조직에 좋은 약재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왜 부처꽃이 되었나 하면, 어떤 불자가 부처님께 연꽃 공양하기 위해 연밭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못에 연꽃은 다지고 없어서 연못 둑을 내려오는데 너무도 청초롬 하게 피어있고 꽃대도 시원하게 서 있는 꽃을 발견하고는 그 꽃을 꺾어서 연꽃 대신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 꽃이 부처꽃이 되었다고 합니다. 주로 백중 전후에 피는 꽃이라 이 시기 피는 꽃을 부처님과 조상 영단에 올려서 부처꽃이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옵니다. 부처꽃은 요즘 절 마다 많이 심습니다. 감포 도량에도 넝쿨집 아래 많이 피어납니다.

네 번째 꽃은 우담바라입니다. 우담바라는 경전에서 3000년마다 한 번 나타나는 부처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꽃입니다. 물론 간혹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하면서 홍보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 꽃은 경전에서 말하는 우담바라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경전에서는 3000년 만에 한 번 피는 꽃이라고 했으므로 아주 드물고 희귀한, 상상의 꽃이라고 봐야 합니다. 3000년 만에 한 번 오는 부처님을 상징해서 우담바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딘가에 우담바라가 피었다고 하면 이름을 좋게 붙여 우담바라일 뿐 경전에서 말하는 우담바라는 아니라고 여겨야 합니다. 경전에서 말하는 우담바라는 부처님의 다른 이름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네 가지 불교의 상징 꽃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말씀드린 연꽃에 대해 좀 더 깊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불교의 대표적인 꽃 하나를 말하라고 하면 당연히 연꽃이라고 대답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30대부터 연꽃이 좋아서 무안의 백련지까지 카메라를 들고 쫓아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사찰을 운영하면서 여기저기 연못을 만들어놓고 연꽃을 즐기면서 사진도 찍곤 합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연꽃의 덕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연꽃은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입니다. 더러운 진흙탕 물에서도 항상 청정하다, 항상 깨끗하다, 이런 뜻입니다. 바로 이것은 우리 불자들의 삶이 그러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 세상이 아무리 혼탁하다고 하더라도 불자들은 거기에 물들지 말고 연꽃처럼 청정성을 유지하면서 살아야겠다,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둘째, 수분지족(守分知足)의 꽃입니다. 분수 따라서 만족한다는 뜻입니다. 연꽃의 연잎이 무성해지면 그 잎이 아주 넓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우산을 받쳐 들고 연못에 나가보면 그 큰 연잎에 빗물이 떨어져서 고입니다. 어느 정도 양이 차면 그 잎이 저절로 옆으로 기울면서 그 안의 물을 모두 비웁니다. 보기에도 힐링이 되고 좋습니다. 이것은 늘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만족하라는 교훈을 줍니다. 어느 정도 물이 다 차면 비우라는 이야기입니다. 

셋째는 사신공양(捨身供養)입니다. 몸을 버려서, 몸을 내놓아서 공양하라는 뜻입니다. 자신의 몸을 이웃에게 공양하라는 뜻입니다. 연은 뿌리에서부터 잎까지 모두 중생에게 회향합니다. 연차, 연근 음식 등을 해서 우리 인간들이 많이 먹습니다. 그렇게 하면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한국불교대학 감로다례회에서 대구큰절 옥상 하늘법당에 있는 연잎을 따서 차로 만든 것을 선물 받기도 했습니다. 연은 뿌리에서부터 잎까지 사람에게 다 헌신합니다. 특히 제가 사는 감포도량 연지에는 고라니들이 와서 연잎을 많이 갉아 먹습니다. 연은 고라니에게까지 보시한다는 말입니다. 

넷째는 구품접인(九品接引)입니다. 극락세계를 구품(九品)으로 이야기합니다. 아홉 등분의 극락세계입니다.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꽃이다, 그렇게 보시면 됩니다. 연꽃의 줄기와 뿌리를 단면으로 잘라보면 구멍이 전부 아홉 개입니다. 바로 극락세계의 아홉 종류, 구품을 이야기합니다. 

구품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상품 상생, 상품 중생, 상품 하생, 중품 상생, 중품 중생, 중품 하생, 하품 상생, 하품 중생, 하품 하생, 바로 이 구품을 아홉 개의 구멍이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곧 연꽃이 극락세계를 염원하라는 암시를 주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종자불실(種子不失)입니다. 종자는 절대 그 성질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연꽃의 열매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절대 없어지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인연이 되면 싹을 틔운다는 말입니다. 

돈황 석굴에서 연씨가 나왔는데 그 연씨를 연못에 넣었더니 1000년이 넘는 세월을 이겨내서 연씨에 싹이 움트고 꽃을 피우더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큰 뉴스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다른 식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연씨의 생명력만 그렇게 깁니다. 여기에서 연씨, 연밥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의 불성을 이야기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불성, 부처님 성품이 어떤 경우에도 그 긴 세월도 무색하게 늘 잘 보존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연이 되면 연씨의 싹이 움터서 연꽃이 피듯 내재하고 있는 마음 가운데 이 불성이 있어 세월이 많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어떤 인연이 되면 움을 틔워서 부처의 꽃을 피운다는 말입니다. 

그다음 여섯째는 화과동시(花果同時)입니다. 꽃과 열매가 같이 생긴다, 이런 의미입니다. 보통 다른 식물들은 꽃이 지고 씨방이 여뭅니다. 연꽃은 그렇지 않습니다. 연꽃이 한창 필 때 헤집어 보면 씨방이 같이 여물고 있습니다. 특이합니다. 꽃을 보면 씨방이 바로 보입니다. 꽃과 열매가 동시에 생겨서 영글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생각합니다. 선한 행을 했을 경우 나중에 선의 과보를 받을 것이고, 악의 행을 한 경우에는 나중에 악의 과보를 받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사실은 우리가 선행, 악행을 하는 즉시 선의 과보와 악의 과보가 동시에 영글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이는 현재 속에 이미 미래가 들어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유해보면 아주 희망적인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지금 자신이 하는 행위는 반드시 그 결과를 현재 속에서 움 틔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불교의 꽃은 단연 연꽃입니다. 비록 식물이지만 연꽃의 덕을 닮아가는 불자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관세음보살.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지난 8월25일과 9월6일 유튜브 채널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을 통해 우학 스님이 각각 ‘불교의 4대 상징 꽃’ ‘연꽃의 여섯 가지 큰 덕’을 주제로 설한 내용을 종합하여 요약한 것입니다.

 

[1553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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