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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을 보는 불‧유교의 같고 다른 시각

  • 불서
  • 입력 2020.09.27 10:10
  • 호수 1555
  • 댓글 2

‘한국과 중국 선사들의 유교 중화 담론’ / 문광 스님 지음 / 불광출판사

‘한국과 중국 선사들의 유교 중화 담론’

유교의 핵심 경전 중 하나인 ‘중용’에서는 ‘희로애락이 일어나지 않은 본래의 상태’를 일러 ‘미발(未發)’이라고 한다. 이 ‘미발’은 불교의 ‘대무심(大無心)’과 비슷한 개념으로 해석되고, 마음의 심처(深處)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언뜻 선불교 화두처럼 보여 지기도 하는 이 ‘미발’을 불교의 선지식들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인 문광 스님이 이 미발과 관련해 중국불교의 감산덕청과 우익지욱, 한국불교의 퇴옹성철과 탄허택성 등 네 선지식들의 가르침 속에 담긴 ‘중화(中和)’ 담론을 통해 조명했다. 여기서 중화의 중(中)은 희로애락의 미발 상태를 말하고, 화(和)는 이미 발하여 모두 절도에 들어맞는 상태를 말한다.

이 책 ‘한국과 중국 선사들의 유교 중화 담론’은 문광 스님이 불가와 유가를 중심으로 도가의 문헌과 자료까지 살펴 회통함으로써 학제 간 경계를 허물며 ‘중용’을 바라보는 세 종교의 시각을 드러냈다. 책은 이처럼 지금까지 중화설과 미발 담론을 살피는데 있어서 중국이나 조선성리학 내부 담론을 중심으로 했던 것과 결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는 ‘미발’과 관련된 역사상의 논변들을 먼저 살핀 뒤, 한‧중 불교계의 담론들을 살펴봄으로써 기존 유‧불 관계 논의에서 볼 수 없었던 각 종교의 공통분모와 분화지점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이어 중국과 한국 선사들의 중화담론을 비교하며 유교와 불교의 회통과 분리를 확인한다. 여기서 감산덕청과 우익지욱이 ‘중용직지’라는 동일한 제목의 책을 저술하면서도 ‘중용’에 대한 시선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밝힌다. 이어 성철 스님과 탄허 스님의 저술과 언설을 추출·검토해 유교 중화론에 대한 스님들의 견해를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그래서 정진배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그 방대한 분량의 자료와 미묘한 개념들을 이리저리 연결해서 회통시키는 솜씨가 내심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은 책에서 학제간 벽을 허물고 동서고금을 회통하기 위한 스님의 안목을 만날 수 있다. 2만3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55호 / 2020년 9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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